경호원·수행비서 20대도 공범으로 구속기소
서울동부지검은 지난 29일 전씨를 30억원대 사기 혐의, 공문서·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며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
전씨는 작년 4월부터 올해 10월까지 강연을 하며 알게 된 27명으로부터 30억78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전씨는 파라다이스 그룹의 숨겨진 후계자, 미국 나스닥 상장사 대주주로 행세하면서 “재벌들만 아는 은밀한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라고 속였다고 한다.
검찰은 피해자들이 대부분 전씨의 소셜미디어 지인, 펜싱학원 학부모 등이며 90% 이상이 20~30대 사회 초년생이라고 밝혔다.
전씨는 범행에 사용할 목적으로 주민등록번호 뒷자리가 ‘1′로 시작되는 남성 주민등록증을 위조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 신분증은 주로 파라다이스 그룹 후계자 행세를 할 때 사용했다고 한다. 전씨는 성전환 수술을 받았지만, 주민등록상 여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는 다양한 방법으로 부를 과시하며 사기 범행을 저질렀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시그니엘을 월세 3500만원에 3개월 단기 임차하고 피해자들을 초대하거나, 슈퍼카 여러 대를 빌려 피해자들을 태웠다. 5성급 호텔 VIP룸과 펜트하우스에 피해자들을 초청해 ‘투어’를 하기도 했다. 1인당 월급 1500만원을 주고 경호원 4~5명을 상시 대동한 것으로도 조사됐다.
전씨는 남성 행세를 하는 동안 ‘즉석 만남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부유한 20대 여성 행세를 하기도 했다. 교제를 빙자해 임신·결혼 비용 명목으로 수억원을 편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은 이날 전씨의 경호원 및 수행비서 행세를 한 A씨(26)도 공범으로 구속 기소했다. A씨는 그간 자신도 “전씨로부터 사기 피해를 당했다”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수사 결과 전씨의 사기 자금 21억원을 송금 받아 관리하고, 슈퍼카와 시그니엘 레지던스를 자신의 명의로 임차해 전씨에게 제공하는 등 범행의 핵심 역할을 한 사실이 밝혀졌다. 그는 자신 명의의 신용카드를 가입비 1000만원인 ‘블랙카드’로 보이게 ‘래핑’해 전씨에게 전달했고, 피해 금액 가운데 2억원을 챙기기도 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전씨의 공범 의혹을 받는 남씨에 대해서도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전씨 사건 중 남씨가 공범으로 고소된 사건은 3건으로, 피해액은 10억여원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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