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소기업

"혁신 DNA 품고 신사업 고삐" 스타트업 투자 나선 중견기업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1.30 18:04

수정 2023.11.30 18:04

'반도체 클린룸' 신성이엔지.. 기후테크 스타트업 지분 투자, 친환경에너지 사업과 시너지
예약플랫폼 인수한 레저업체 푸드테크 손잡은 로봇회사 등
"극변하는 시장에 효율적 대응"
신성이엔지 과천 본사 전경. 신성이엔지 제공
신성이엔지 과천 본사 전경. 신성이엔지 제공
중견기업들이 잇달아 유망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지분 투자에 나섰다. 이를 통해 신사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스타트업으로부터 '혁신 DNA'를 수혈한다는 전략이다.

11월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성이엔지는 기후테크 스타트업 식스티헤르츠에 일부 지분을 투자했다. 신성이엔지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클린룸 장비를 생산한다. 아울러 태양광모듈 생산을 통해 친환경에너지 사업도 운영한다.
지난해 매출액은 6641억원에 달했다.

신성이엔지가 지분을 투자한 식스티헤르츠는 친환경에너지 발전량 예측과 함께 'VPP(Virtual Power Plant)'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다. VPP는 분산된 친환경에너지를 통합 관리하는 가상 발전소를 뜻한다. 신성이엔지는 앞서 태양광발전소 시공업체인 해드림에너지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기도 했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친환경에너지 산업은 첨단기술을 앞세워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해 가고 있으며, 이에 발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유망 스타트업과의 협력은 필수"라며 "앞으로도 다양한 업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친환경에너지 사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마케팅은 스킨케어 브랜드 '믹순'을 운영하는 파켓에 지분을 투자했다. 믹순은 희석하지 않은 순수 원액 에센스를 셀프 블렌딩하는 스킨케어 브랜드로 지난 2020년 출시됐다. 이번 투자로 파켓 지분 24%를 확보한 에코마케팅은 믹순 브랜드를 비즈니스 부스팅 방식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에코마케팅은 특히 한때 파산 직전까지 내몰린 안다르를 지난 2021년 인수한 뒤 불과 1년 만에 국내 애슬레저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만들어냈다.

에코마케팅 관계자는 "믹순은 뛰어난 제품력과 유통망을 바탕으로 이미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며 "자사 온라인 마케팅 역량과 결합시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대교디앤에스는 스포츠구장 예약 플랫폼 업체 미머디를 인수했다. 미머디는 스포츠구장 예약 국내 1위 플랫폼 아이엠그라운드를 비롯해 풋살 구장 전문 브랜드 로꼬풋살 등을 운영 중이다. 아이엠그라운드는 연간 거래 건수 11만건 이상, 월간활성이용자수는 10만명에 육박한다.

대교디앤에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미머디를 이용하는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 골프장과 호텔 등 레저산업을 한층 강화하고 관련 인프라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다. 아울러 대교그룹 계열사들이 스포츠 시장에서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방침이다.

중소기업이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한 사례도 있다. 로봇 전문기업 브이디컴퍼니는 푸드테크 스타트업 에스피비티에 투자했다. 에스피비티는 전국 각지 소상공인 외식 브랜드를 발굴해 프랜차이즈 사업화를 지원하는 외식업 브랜드 애그리게이터다. 지난해 9월 설립한 후 1년 만에 10여개 브랜드를 육성 중이다.
브이디컴퍼니는 이번 투자를 통해 에스피비티가 발굴한 외식업 브랜드 디지털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앞으로 중견기업들이 유망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단순 지분 투자와 함께 인수·합병(M&A) 전략을 구사하는 사례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4차산업혁명 시대에 빠르게 변하는 시장에 대응하는 효율적인 전략 중 하나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유망기업을 인수하는 것"이라며 "특히 스타트업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방식이 산업계에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butter@fnnews.com 강경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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