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의 조지 산토스(공화·뉴욕) 의원이 1일(이하 현지시간) 하원 표결을 통해 의원직을 박탈당했다.
동료 공화당 의원들 상당수가 그의 의원직 박탈에 동참하면서 미 의회 역사상 여섯번째로 의원직을 잃는 불명예를 안았다.
산토스(35)가 의원직을 잃게 된 이유는 자신의 선거후원금 유용과 허위 경력 등이다. 중범죄를 저지르지도 않고, 남북 전쟁 당시 남부연맹 소속 의원이 아닌 경우로는 최초의 의원직 박탈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하원은 이날 찬성 311, 반대 114표로 산토스 축출을 결의했다. 필요의결 수인 하원 의원 3분의2 이상을 가뿐하게 넘었다.
민주당 의원 거의 전원이 산토스 의원직 박탈에 찬성한 가운데 공화당 하원 의원들 상당수가 찬성했다.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 하원의장을 비롯한 공화당 주요 당직자 등 공화당 의원 과반수는 그의 범죄 혐의가 입증되기 전에 그를 축출하면 의회에 잘못된 선례를 남길 수 있다며 반대했지만 의원직 박탈을 막지 못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특히 산토스가 쫓겨나면 민주당과 격차가 더 좁혀지면서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 국경 장벽, 조 바이든 대통령 탄핵 등 이슈에서 공화당이 필요한 표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점도 우려했다.
현재 공화당은 221석, 민주당은 213석으로 단 8석 차이로 공화당이 다수당이다.
이전에는 민주당이 반대할 경우 공화당내 이탈표가 4표가 되면 공화당의 뜻이 관철될 수 없었지만 산토스 축출로 이제 단 3표만 공화당에서 이탈하면 공화당 정책이 불발된다.
산토스를 둘러싼 의혹은 지난해 하원의원에 당선되자마자 불거졌다.
당시 뉴욕타임스(NYT)가 그의 경력, 학력, 가족 배경 등이 가짜라고 폭로했고, 이를 계기로 그의 선거자금 유용 의혹도 불거졌다.
곧바로 뉴욕 연방검찰은 산토스를 정치자금 유용,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허위 보고, 부정 실업급여 수급 등의 혐의로 기소했다.
산토스는 그러나 검찰이 제기한 23개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고, 재판은 내년 9월에 열릴 예정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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