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일가족 사망' 아파트엔.."마지막 경고입니다" 테이프 덕지덕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04 06:24

수정 2023.12.04 10:34

(MBC 보도 화면 갈무리)
(MBC 보도 화면 갈무리)

[파이낸셜뉴스] 지난 1일 울산 북구 한 아파트에서 일가족 4명이 숨진 사건과 관련해 이들 가족이 대출을 갚지 못해 집에서 쫓겨날 처지에 놓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경찰청은 한 대기업 직원인 가장 A씨(47)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어오다 가족을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일 MBC에 따르면 A씨의 집 현관문에는 집을 비우라는 내용의 경고가 덕지덕지 붙어있었다.

종이에는 '경고합니다. 마지막입니다.
이번에는 문 앞에서 끝나지만 다음에는 계고합니다. 충분히 많은 배려해 드렸습니다. 잘 생각하세요'라는 글이 적혀있었고, 그 아래에는 테이프로 만들어 붙인 '마지막 경고'라는 큰 글씨가 붙어있었다.

(MBC 보도 화면 갈무리)
(MBC 보도 화면 갈무리)

A씨는 지난 2013년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지만, 갚지 못해 집이 경매로 넘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경고문은 지난 9월 집이 낙찰된 뒤에도 A씨가 나가길 거부하자 새 주인이 퇴거를 요구하기 위해 붙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지난 1일 오후 화재가 난 울산 북구 한 아파트 안에서 일가족 4명 중 어머니와 자녀 등 3명이 숨진 채 발견되고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사망했다.

이날 오후 7시께 "학생이 등교하지 않았다"라는 신고가 울산 모 중학교로부터 접수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해당 학생이 사는 아파트로 출동했지만, 가장인 A씨가 문을 열어주지 않고 자녀들이 집 안에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

경찰은 직접 확인을 재차 요청했으나 A씨가 거부하자 현관문을 강제로 열기 위해 소방구조대에 협조를 요청했다.

구조대가 문을 열고 들어갔더니 집 안에는 연기가 자욱했고, 방 안에는 A씨의 아내, 중학생과 고등학생인 두 자녀가 숨진 상태였다. 아내와 자녀들의 목에는 짓눌린 흔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됐으나 사망 판정을 받았다. 또 집 안에 불이 붙어 소방관들이 추가로 출동해 20여분 만에 진화했다.


경찰은 A씨의 주변인 조사와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 원인과 경위를 밝힐 예정이다.

yuhyun12@fnnews.com 조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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