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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투자계획 없거나 미정" 고금리·고환율 부담에…대기업 절반 이상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04 11:00

수정 2023.12.04 11:11

매출액 500대 기업 2024년 국내 투자계획.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매출액 500대 기업 2024년 국내 투자계획. 한국경제인협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고금리·고환율과 중동 및 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경기 회복 지연 등 대내외 불확실성 지속으로 내년 경제 전망이 불투명해지면서 대기업의 절반 이상이 아직 내년도 투자 계획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투자 계획을 수립한 기업들 중 내년 투자 확대를 전망한 기업 비중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신호도 나타났다.

한국경제인협회가 4일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24년 국내 투자계획'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131개사)의 49.7%는 내년도 투자계획을 아직 수립하지 못했다. 투자 계획이 없다고 답변한 곳도 5.3%였다.

투자 계획을 수립한 기업은 45.0%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들을 대상으로 내년 투자 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과반(61.0%)이 올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올해보다 투자를 확대(28.8%)할 것이라는 응답이 축소(10.2%) 응답보다 많았다.

지난해 조사 결과와 비교해보면 투자 계획이 미정인 기업 비중은 38.0%에서 49.7%로 증가했다. 투자 계획을 수립한 기업 중에서 투자 확대 응답기업의 비중은 13.5%에서 28.8%로 큰 폭으로 늘어난 반면 축소 응답기업의 비중은 19.92%에서 10.2%로 감소했다.

한경협은 투자를 미루고 있는 기업들이 여전히 많음에도 지난해보다 많은 기업들이 자사 경쟁력 제고와 미래 시장변화 대비를 위해 투자 확대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내년에 투자 확대를 계획하는 기업들은 주요 이유로 △미래 신성장동력 확보(37.3%) △내년 경제전망 양호(25.5%) △업황 개선 기대감(15.7%) △불황기 적극 투자로 경쟁력 확보(7.8%) 등을 지목했다.

반면 내년도 투자 축소를 계획하거나, 투자 계획이 없는 기업(미정 포함)은 그 이유로 △불투명한 경제 전망(31.6%) △원가 상승 리스크 확대(26.6%) △금융시장 위축에 따른 자금조달 애로(14.3%) 등을 꼽았다.

내년 기업 투자 활동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리스크 요인은 △고금리 지속(33.6%) △고환율·고물가 지속(24.2%) △글로벌 경기 둔화(21.6%) △민간부채 위험(9.4%) 순으로 조사됐다.

경기가 회복돼 투자가 본격적으로 활성화되는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기업 3개사 중 1개사(32.8%)가 2024년 하반기로 응답했다. 2025년은 19.8%(상반기 15.3%·하반기 4.5%), 2024년 상반기는 12.2%로 나타났다.

현재 기업들이 투자할 때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시설투자 신·증축 관련 규제(28.8%)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규제와 관련 지원 부족(18.1%) △신산업 진입 규제(14.0%) △연구개발(R&D)·시설투자 지원 부족(13.7%) 등이 투자 애로 요인으로 지목됐다.

기업들은 투자 환경 개선을 위한 주요 정책과제로 △금리 인하(28.8%) △법인세 감세 및 세제지원 강화(22.6%) △투자 관련 기업규제 완화(18.3%) △금융지원 확대(12.7%) 등을 지적했다.


추광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투자심리를 확실히 반전시킬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등 제도적 개선을 지속하는 한편 기업들의 어려운 자금사정을 개선시킬 수 있는 금융·세제 지원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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