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올해 소비자들은 고물가 영향으로 절약형 소비를 추구하면서도 엔데믹은 최대한 누렸다. 오른 물가에 외식보다 집밥을 선호하는 분위기 속 밀키트가 많이 팔렸고, 엔데믹에 따른 여행, 뷰티 관련 수요가 크게 늘었다.
17일 GS샵이 올해 1~11월 TV홈쇼핑, 데이터 홈쇼핑, 라이브 커머스, 모바일 앱 등을 통해 판매된 상품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여행상품 주문(예약상담) 건수는 지난해 1년 총 여행상품 주문건수와 비교해 87% 늘었다. 코로나19 국내 확산 이전인 2019년 연간 대비 80% 수준까지 회복한 것이다.
선호하는 여행 지역으로는 가까운 거리, 엔저 효과 등에 힘입어 일본이 가장 큰 인기를 누렸고 유럽, 베트남 여행 수요도 많았다. 여행수요가 크게 늘면서 여행가방브랜드 아메리칸 투어리스트 매출은 전년 대비 390% 늘었고, 내셔널지오그래픽 매출 역시 290% 증가했다.
야외활동이 많아지며 뷰티, 패션 상품도 인기를 끌었다. 특히 뷰티 카테고리에서는 가정용 미용 기기 듀얼소닉과 메디큐브가 주문기준 매출 약 850억원을 기록하는 등 불티나게 팔렸다.
패션 카테고리에서는 재택근무가 줄어들고 야외활동이 늘어난 영향으로 오피스 캐주얼룩 브랜드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대표적으로 재킷 1위 브랜드 모르간은 2021년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GS샵 전체 브랜드 가운데 주문기준 판매량과 매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또 김재현 디자이너 브랜드 ‘아뜰리에 마졸리’는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올드머니 룩을 선보여 전년비 50% 이상 매출이 증가했다.
여전한 '올드머니룩' 인기와 조용한 명품이라는 의미의 '스텔스 럭셔리' 트렌드 영향으로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도 강세를 나타냈다.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며 로고를 크게 부각하는 패션보다 좋은 소재와 기본에 충실한, 우아하면서 심플한 디자인으로 고급스러움을 표현하는 스타일 선호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현대홈쇼핑에서는 자체 브랜드(PB)로 고급스러운 소재와 세련된 디자인이 강점인 라씨엔토가 61만세트 넘게 판매되며 올해 TV홈쇼핑 판매량 베스트 브랜드 1위에 올랐다. 라씨엔토는 올해 차분한 컬러의 라쿤 후드 니트와 퀄팅 패딩 팬츠 등 올드머니룩 특징을 반영한 신상품을 꾸준히 출시했다.
외식 물가가 크게 오르며 밀키트 수요가 늘어난 것도 특징이다. 현대홈쇼핑이 꿔바로우, 갈비탕, 삼계탕 등을 집에서 편하게 먹을 수 있게 판매한 천하일미는 베스트 브랜드 7위에, 손질 우럭과 제주 고등어 등 생선을 주력으로 판매하는 제주가미당은 9위에 각각 올랐다. GS샵에서도 고등어밥상 순살고등어, 해화당 갈비탕, 김동완 프라임 스테이크, 이연복 팔보채 등 가정간편식(HMR) 상품 매출이 15% 늘었다.
집밥 수요가 늘면서 주방용품도 많이 팔렸다. GS샵에서는 한정식 솥밥을 집에서 만들어먹을 수 있는 압력솥이 판매기간 8개월 동안 구매고객 10만명을 넘어섰다. 데비마이어 그린백, 타파웨어, 글라스락 햇밥 용기 등 밀폐용기 매출도 105% 증가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올해에는 다양해진 소비자 니즈를 반영한 상품 다각화 전략을 펼친 결과 다양한 카테고리가 고른 성장을 보였다"며 "앞으로도 고객 니즈와 최신 소비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는 전략으로 쇼핑 만족도를 높이는 것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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