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과거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40대 무속인이 제자들을 속여 수억원을 가로챈 혐의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지법 형사2단독 곽경평 판사는 사기와 폭행치상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무속인 A씨(47·여)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고 밝혔다.
인천에서 신당을 운영하는 무속인 A씨는 지난 2019년 8월부터 2021년 8월까지 B씨 등 9명으로부터 모두 6억8000만원을 받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과거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유명해진 A씨는 구독자 수가 3만명 가까이 되는 유튜브 채널도 6년 전부터 운영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를 찾은 손님 중에는 A씨가 나온 TV와 유튜브 방송을 보고 찾아온 경우가 많았는데, A씨의 권유로 무속인한테서 신내림과 함께 별도로 교육받는 '신제자'나 신내림을 받지 않는 '업제자'가 되기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 결과 지난 2019년 8월 B씨는 점을 보려고 A씨의 신당을 찾았다. 그는 A씨에게서 "네가 어린 시절부터 가족들과 떨어져 불행하게 산 이유는 신기가 있는데도 신내림을 받지 않았기 때문이야. 신내림을 받아야 건강하게 살 수 있어" 라는 말을 듣고 신내림 비용 7000만원을 건넸다.
이듬해 6월 C씨 부부는 A씨에게 "부부 모두 신기가 있는데도 신내림을 받지 않으면 죽거나 앞길이 막힌다"는 말을 듣고 올바른 신령을 받도록 조상을 천도한다는 이른바 '지노귀굿'까지 받기로 하고 A씨에게 1억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이 밖에도 A씨는 또 다른 손님들에게 "신내림을 받지 않으면 너의 동생이 극단적 선택을 한다"라거나 "어머니가 뇌 질환으로 죽게 된다"며 가족들을 언급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020년 8월에는 강원 원주 치악산 인근 '기도 터'에 신제자 7명이 모여 "퇴마를 해야 한다"는 A씨의 지시에 따라 또 다른 신제자의 팔다리를 천으로 감았다.
A씨는 "몸속에 뱀이 있으니 빼내야 한다"며 피해자를 옴짝달싹도 못 하게 하고 흉기와 팔꿈치로 A씨 복부를 1시간 동안 계속 누른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피해자의 자궁에서 출혈이 나올 정도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무속 행위를 가장해 피해자들로부터 돈을 받아 가로챘고, 심지어 폭력을 쓰기도 했다"며 "피해자 수와 피해금 규모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은 아직도 피해금 대부분을 돌려주지 않았다"며 "법정에서도 변명으로 일관하며 잘못을 인정하지 않아 엄중한 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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