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용인 푸씨'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인기몰이 중인 에버랜드 판다월드의 인기 판다 가족의 집들이, 유튜브에서 인기인 2D 캐릭터의 생일파티.
손에 잡히지 않는 온라인 공간에서의 이야기가 아니다. 팝업스토어가 단순히 신제품 홍보 공간에 국한되던 시대는 갔다. 보고 듣고 만지며 온몸으로 느끼는 이색 브랜딩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팝업스토어는 유통업계에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길게는 한두 달 잠깐 열렸다 사라지는 공간이지만, 경험을 통해 강렬하게 브랜드를 각인시키는 공간인 만큼 팝업스토어가 가져오는 브랜드 홍보 효과는 상설 매장 못지않다.
6일 인스타그램의 팝업스토어 해시태그(#) 게시물은 이날 기준 52만2000여건에 달했다. 팝업스토어 방문 일정을 중심으로 나들이를 계획하는 MZ세대가 늘면서 SNS에는 팝업스토어 일정을 알리는 '팝업 알림이' 계정까지 등장했다. 팝업스토어가 골라 갈 정도로 늘면서 생긴 현상이다.
더현대 서울은 이런 '팝업스토어 전성시대'의 가장 선두에 선 곳이다. 지하 2층의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Creative Ground)'를 MZ세대를 위한 공간으로 기획했을 정도다. 개점 후 1년 6개월 동안 500회 넘는 팝업스토어가 이 공간에서 열렸다. 지난 7월 유튜브 채널 인기 캐릭터인 '빵빵이'의 생일파티 콘셉트로 열린 팝업스토어부터 네이버 웹툰 팝업(9월), 푸바오의 집들이(11월) 등 소비 트렌드의 중심에 선 MZ세대를 주요 타깃으로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팝업스토어가 더현대 서울을 거쳐 갔다. 팝업스토어의 탁월한 집객 효과에 힘입어 더현대 서울은 이달 초 누적 매출 기준 '연 매출 1조원 점포' 신기록(33개월)을 세웠다. 개점 후 1년 6개월 동안 3,508개 브랜드에서 500회 넘게 팝업스토어를 열어 1,0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다.
팝업스토어의 원조 격인 뷰티업계의 팝업스토어도 다채로워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서울 성수동에 뷰티라운지 공간인 '아모레성수'를 운영하고 있다. 1600여개 뷰티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 등 아모레퍼시픽을 여러 가지 형태로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수많은 뷰티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매번 색다른 콘셉트로 팝업스토어를 열며 활용도도 높다. 지난 5월에는 아모레퍼시픽의 두피스킨케어 전문 브랜드 라보에이치가 칠성사이다와 협업한 샴푸, 토닉을 출시하고 이 공간에서 팝업을 열었고, 최근에는 '아모레성수'의 향을 모티브로 한 제품을 선보이는 브랜드 퍼즐우드가 다음 달 28일까지 기획전을 연다.
다양한 업종과 활발한 협업을 펼치는 편의점업계도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12월 한 달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점에서 코카콜라 상징색이자 연말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돋우는 빨간색으로 꾸민 코카콜라 팝업매장을 운영한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흥미로운 콘텐츠를 발굴하고 이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바이어들이 매일 SNS와 패션 플랫폼, 오프라인 매장 등 손품, 발품을 팔고 있다"며 "올해도 MZ세대의 수요와 맞아 떨어지는 콘텐츠들을 업종 불문하고 다양하게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clean@fnnews.com 이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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