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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째 0%대 성장… "반도체 수출 이어져야 年 1.4% 가능" [저성장·고물가 짙어지는 그림자]

김동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05 18:14

수정 2023.12.06 00:30

3분기 GDP 성장률 0.6%
반도체 업황 개선·수출 회복 영향
한은 "올해 1.4% 달성 가능성 높아"
더딘 수출 증가세·소비 위축 변수
3분기째 0%대 성장… "반도체 수출 이어져야 年 1.4% 가능" [저성장·고물가 짙어지는 그림자]
올해 3·4분기 수출이 회복되면서 우리 경제가 전분기 대비 0.6% 성장했다. 향후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라 연간 전망치(1.4%) 달성 가능성도 높아졌다. 다만 수출 증가속도가 이전 회복기보다 빠르지 않고 고금리·고물가로 내수침체가 우려돼 향후 성장률이 큰 폭으로 오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도체 및 수출 회복에 '3분기 연속 플러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3·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0.6% 성장했다.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4·4분기(-0.3%) 수출 급감으로 2년6개월 만에 마이너스 전환한 이후 올해 1·4분기(0.3%), 2·4분기(0.6%)에 이어 3·4분기까지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

3·4분기 성장률은 수출이 견인했다. 2·4분기 -0.9%를 기록한 수출은 3·4분기 3.4%로 상승 전환, 수입 증가율(2.3%)을 웃돌았다. 이에 수입 감소폭이 수출 감소보다 더 컸던 지난 2·4분기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났다.
실질 GDP 성장률에 대한 순수출(수출-수입) 기여도도 0.5%p로 집계됐다. 특히 메모리 가격이 하락세를 멈추고 수출과 생산이 2분기 연속 전기 대비 증가하면서 반도체 업황이 회복국면에 진입한 것도 호재다. 실제 수출물량이 2·4분기 이후 전기 대비 증가하고 재고수준도 9월 이후 두달 연속 감소하는 등 반도체 경기가 개선되는 모습이다. 반도체 생산의 성장 기여도도 2분기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은 컴퓨터, 전자·광학기기를 중심으로 1.4% 증가해 3분기 연속 성장했다. 정보통신기술(ICT) 제조업 증가율은 3.3%에 달했다. 건설업 역시 건물건설, 토목건설이 늘어 2.3% 증가했다. 전체 서비스업은 도소매·숙박음식업 등이 줄었으나 문화·기타 서비스업 등이 늘어 0.3% 증가했다. 반면 전기·가스 수도사업은 전기 대비 0.5% 감소했다.

이에 한은은 올해 연간 성장률 전망치(1.4%)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정태 한은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장은 "전분기 대비 순수출과 내수, 민간, 정부 성장 기여도가 모두 증가 전환한 것을 보면 성장의 질이 괜찮다고 볼 수 있다"며 "올해 성장률이 1.4%가 될 가능성은 지난 3·4분기 성장률 속보치 발표시점보다 소폭 높아졌다"고 말했다.

■수출 증가속도, 이전보다 느려…"고금리 소비위축 우려"

다만 수출 증가속도가 과거 회복기에 비해 더딘 것은 걸림돌이다. IT경기 하강, 중국 등 주요국 성장세 둔화 등으로 고전한 국내 수출은 올해 2·4분기부터 회복세로 접어든 이후 지난달 수출이 전년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다만 2000년 이후 여섯 차례의 회복기와 비교했을 때 수출 증가세가 2012년, 2016년 다음으로 낮다.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부진하며 철강기계 등을 중심으로 대중 수출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반도체를 제외한 대중 월평균 수출액은 1·4분기 71억달러에서 11월 78억달러로 회복세가 크지 않다.

특히 고금리 지속으로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점이 불안요소다.
민간소비의 성장 기여도는 속보치(0.2%p)보다 떨어진 0.1%p에 그치며 회복세가 더디다. 한은은 지난달 30일 수정 경제전망에서 고물가 지속에 따른 더딘 소비회복세를 이유로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2.4%에서 2.6%로 조정하고, 성장률 전망치도 2.2%에서 2.1%로 내린 바 있다.


최 부장은 "고용여건은 긍정적 요인이지만, 물가 불확실성이 존재해 소비의 제약요인도 상존한 상황"이라며 "그러나 최근 자료를 보면 민간 소비는 개인 신용카드 사용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어 소비는 완만한 회복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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