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1·4분기 국내 ESG 공시기준 초안 구체화
[파이낸셜뉴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은 7일 사회·환경·지배구조(ESG) 공시 의무화에 대해 "ESG 공시를 요구하는 국제적 추세에 대응하는 데 기업과 정부가 따로일 수 없다"면서도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면서도 우리 기업 현실에 실제 적용할 수 있는 공시기준과 항목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3 제2차 ESG 경영위원회’에서 "국제사회가 제시한 ESG 공시기준은 각국의 다양한 사정이 반영되는 관계로 내용이 다소 추상적이거나 충분한 설명이 부족하기 마련이다. 국내 기준은 명확한 지침을 제공해 기업의 우려와 혼선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현재 한국회계기준원 산하 한국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KSSB)는 국내 ESG 공시기준 초안을 마련 중이다. 이르면 1·4분기 초안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손 회장은 최근 금융위원회가 ESG 공시 의무화 시기를 2026년 이후로 연기한 것에 대해 합리적인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제조업 중심인 우리나라 기업들의 주요 공급망이 주로 개발도상국에 위치한 상황에서 당장 신뢰성이 담보된 ESG 연결 데이터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손 회장은 "ESG 공시 의무화는 개도국 상황도 함께 모니터링해 종합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산업계와 소통을 위해 회의에 참석한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국내 ESG 공시 의무화와 관련 "국제적 공감대가 형성된 기후 분야에 대한 공시 의무화를 우선 검토할 예정"이라며 "기업들이 새로운 제도에 점진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법적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거래소 공시로 추진하고, 제도 도입 초기에는 제재도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유럽연합(EU)과 미국 등의 ESG 공시 규제 강화로 대기업 뿐 아니라 글로벌 가치사슬에 편입된 우리 중소기업들도 간접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며 "글로벌 공급망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능동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ESG 경영위원회는 손경식 경총 회장이 위원장을 맡고, 10대그룹을 포함한 주요그룹 사장단급 대표 18명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