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리터당 가격 5배 치솟고 주문량 폭주… 요소수 공포 확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07 18:18

수정 2023.12.07 18:18

中 수출금지 여파 대란 재현 조짐
인당 구매 개수 제한 불안감 고조
베트남 등 수입 다변화 효과 못봐
공급량 확대보다 가격안정 관건
#25t 화물트럭을 모는 40대 후반 A씨는 하루에 약 500~700㎞를 운전한다. A씨가 하루에 쓰는 요소수는 10L 한통이다. 그에게 최근 중국의 요소수 수출 제한은 불안한 일이다. 단골 주유소에서도 나흘 전에 화물차 한대가 일주일동안 이용할 분량에 불과한 10L짜리 75개를 사들였다. 이후 재주문을 했지만 언제 다시 들어올지 모른다고 주유소는 귀뜸했다.
A씨는 "관련 기사가 나오고 난 다음부터 주유소에서 사재기가 조금씩 시작됐다"며 "주변 화물차 운전자들도 주유소도 한달 뒤면 지난 2021년의 대란이 다시 돌아올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통관이 한국으로 들어오는 요소 수출을 금지하면서 2차 요소수 대란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의 주문 폭주로 주요 요소수 판매 업체의 공식 홈페이지는 배송 지연을 안내하며 1인당 구매 개수를 제한했다. 특히 요소수 수요가 큰 화물차 운전자들의 불안은 커졌다.

■ "평소보다 6배 팔려나가"

7일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해당 시스템에 등록된 전국 요소수 판매 주유소 3412곳 중 106곳에서 요소수가 매진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요소수 업체 가운데 3.10%가량에서 요소수가 동난 것이다. L당 평균 1200~1400원대이던 요소수를 최대 6000원까지 올려 판매하는 주유소도 등장했다.

다만 주유업계에서는 아직 지난 2021년 수준의 요소수 부족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 2021년 10월 중국이 요소 수출을 규제하면서 국내에서는 요소수 대란이 일었다. 당시 요소 수입량 97%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 용산구의 한 주유소 사장 B씨는 "아직 대란은 아니다. 지난번에는 '앞으로 한달은 요소수를 못 들여올지 모른다'고도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꾸준히 공급을 하고 있다"며 "한번 품귀 현상을 경험해서인지 국내 재고를 미리 비축해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나 불안한 소비자들은 요소수 사재기에 이미 돌입했다. 롯데정밀화학에서 운영하는 요소수업체 '유록스' 온라인 홈페이지에는 지난 4일부터 "일시적인 주문 폭증으로 인해 택배 서비스가 한계에 도달하고 있다. 주문 후 배송까지 한달 정도 소요될 수 있다"는 안내를 공지해 있다. 같은 날부터 주문량 또한 일인당 한개로 제한됐으며, 30일 이내 재주문도 못하도록 금지됐다.

서울 용산구의 또다른 주유소 사장 C씨도 "요소수가 얼마나 있는지, 얼마나 살 수 있는지 묻는 문의 전화가 일주일 사이 3배 늘었다"며 "어제 요소수 10L짜리를 40개 들여왔는데 지금 10개밖에 안 남았다. 평소라면 하루에 5개 정도 나가는데 급격히 주문량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 수입처 바꿔도 가격은 부담

절대적인 공급량 부족 문제 뿐 아니라 가격 안정 문제도 제기된다.

2021년 대란 당시에도 중국산 요소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수입처를 다변화한 바 있다. 그러나 베트남 등 다른 국가에서 생산한 요소는 중국산보다 가격이 비싸다. 이에 따라 중국산 요소 수입 비중은 지난 2021년 이후 한때 66.5%까지 떨어졌으나 최근에는 다시 90%대로 돌아왔다.

특히, 요소수를 대량 소비하는 화물차 운전자들은 고충을 토로했다.
40대 화물차 운전사 D씨는 "정부에서 베트남 요소를 수입해 공급을 늘린다고는 하지만 중국산보다 원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며 "저는 요소수를 하루에 최소로 써도 10L 1통 정도 쓸 정도니까 부담이 클 것"이라고 강조했다.

A씨는 "지난번 대란 때도 화물차 운행을 멈추기 직전까지 갔는데 현재는 그때에 비해서 요소수 값이 올랐다.
2년 전에는 보통 10l짜리 하나가 1만원 정도라면 지금은 1만5000원 수준"이라며 "앞으로 사재기가 시작되면 요소수 가격이 여기서 또 올라간다는 소리"라고 한탄했다.

yesyj@fnnews.com 노유정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