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성과 양극화에 PE업계 재편 시사
亞 바이아웃 韓·日이 주도..헬스케어·소비재·실버산업 유망
한국앤컴퍼니 형제의 난에서 조현식 손잡고 공개매수
[파이낸셜뉴스] 동북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수장인 김병주 회장이 "아시아 사모펀드 시장에서 운용사(GP) 간 통합이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고금리 지속과 새마을금고 사태로 투자자(LP)들의 중소형 사모펀드 출자가 줄어들자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와 기존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한 운용사로 딜(거래)이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사모펀드 시장에서도 양극화의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1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최근 열린 연차총회에서 투자자 등을 대상으로 "앞으로 사모펀드는 'Consolidation(통합·강화)'할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잘 되는 사모펀드와 어려운 사모펀드가 나눠지는 사모펀드 업계의 재편이 있을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와 관련 IB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공제회 및 연기금 등이 영향력을 키우고, 대형 블라인드 펀드를 보유한 사모펀드에 대항하기 위해 출자 콘테스트에서 루키리그를 활용하는 등 신생 사모펀드 발굴에 적극적이었다"면서 "자산가격의 붕괴가 본격화된 지금은 출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들고, 당장 펀드 매칭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대형 사모펀드 위주로 출자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연차총회에서 김 회장은 6호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펀드의 1차 펀드 레이징을 통해 32억달러(약 4조2000억원)를 모았다고 전했다. 이는 다른 사모펀드 운용사들이 펀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는 대비되는 부분이다.
자본시장 정보업체 프레킨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아시아에서 이뤄진 펀드 레이징 규모는 730억달러(약 96조2000억원) 수준으로, 2021년의 2990억달러(약 394조800억원)와 비교하면 4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김 회장은 또 "아시아 바이아웃 시장은 한국과 일본이 주도할 것"이라며 "규모를 갖춘 지역 기반의 운용사가 수혜를 얻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MBK파트너스는 올해 한국에서만 42억달러(약 5조5000억원)에 이르는 투자를 집행했다. 오스템임플란트, 넥스플렉스, SK온 등이 대표 포트폴리오다.
한편 최근 미국이 중국을 강하게 압박하면서 중국 내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유럽 등 서방 투자자들이 참여한 싱가포르, 홍콩 소재 펀드들이 중국에 투자하기 위한 자금을 들고 한국 포트폴리오를 검토하고 있는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김 회장은 한국·중국·일본에 공통적으로 고령사회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실버산업 등 관련 산업을 투자대상으로 판단했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리오프닝 과정에서 헬스케어, 소비재도 유망한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MBK파트너스는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주식 공개매수를 벌이고 있다. 오는 24일까지 지분 20.35∼27.32%를 주당 2만원에 매입할 계획이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자기주식을 제외한 한국앤컴퍼니 발행주식 총수의 50.0%에서 최고 57.0%까지 확보하게 된다.
ggg@fnnews.com 강구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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