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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대 고 백낙환 박사 5주기 추모식 부산서 가져 '눈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08 08:49

수정 2023.12.08 10:51

"고인의 의료 통한 부산발전 열정, 새 비전으로 승화시켜야" 한목소리
고 백낙환 박사와 평안북도 정주 같은 고향이었던 김인세 전 부산대학교 총장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서울백병원 정상화 추진위원회 제공
고 백낙환 박사와 평안북도 정주 같은 고향이었던 김인세 전 부산대학교 총장이 추모사를 하고 있다. 서울백병원 정상화 추진위원회 제공


[파이낸셜뉴스] 부산 의료계 거목으로 알려진 인제대학교 고 백낙환 박사 5주기 추모식과 서울백병원 폐원일기 출판기념회가 7일 부산상공회의소 2층 국제회의장에서 열렸다.

고인의 사후 첫 공식 추모행사인데다 부산에서 열려 의미를 더했다.

참석자들은 고인의 의료분야 육성을 통한 부산발전 열정과 지역 인재 양성에 대한 업적을 부산의 새 비전으로 승화시켜 나가자는데 한 목소리를 냈다.

5년전 2018년 12월 7일 92세를 일기로 별세한 고 백낙환 박사는 1926년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나 1946년 재단법인 백병원을 설립한 큰아버지 백인제 박사의 뜻에 따라 경성제대(서울대 의대 전신)를 나와 의사의 길을 걸었다.

백낙환 박사는 생전에 '피난시절 부산시민들의 따뜻한 도움과 배려에 깊은 감동을 받아 부산을 제2의 고향으로 부산권 의료와 인재양성에 기여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회고했을 정도로 부산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2010년에는 부산권 최대 병원인 해운대백병원을 설립해 '지방의료의 서울 쏠림현상'을 막아내는 한편 부산권의 독자적인 의료산업과 인재양성에 힘을 쏟았다는 것이다.

고인은 대한병원협회장(22, 23대) 대한외과학회 회장(37대)를 지낸 뛰어난 외과 의사이기도 했다.

고인은 2014년 인제대학교 재단 이사장을 퇴임하면서 직계 후손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사회원로들로 구성된 이사회에 인제학원 재단의 운영을 맡겼을 정도로 사립대학과 대학병원의 공익성과 공공성에서 선각자였다.

인제대 고 백낙환 박사 5주기 추모식 부산서 가져 '눈길'


백낙환 박사 퇴임 이후 안타깝게도 인제대학교와 백병원은 재단 운영 주체의 혼란을 겪어왔다. 급기야 지난 8월에는 83년 역사의 인제의대 모태인 서울 명동의 서울백병원을 전격 폐원하기에 이르렀다.

부산백병원과 인제대학교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어온 간판 역할을 해온 서울백병원의 폐원은 부산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백낙환 박사 퇴임 당시 전국 톱 10에 꼽힐 정도로 발전했던 인제의대를 중심으로 서울 부산 김해에 걸친 세칭 전국구 대학으로 명성을 높였던 인제대학교는 지난번 핵심지방대학 육성을 위한 정부의 집중지원대학 제도인 '글로컬 대학'선정에서 탈락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같은 위기상황에 즈음해 백낙환 박사의 뜻있는 제자들과 인제대학교와 백병원을 아끼는 사회적인 인사들과 후손들까지 참여한 '서울백병원 정상화 추진 위원회'가 출범, 조광현 전 부산백병원 원장과 우창록 법무법인 율촌 회장, 박상근 전 병원협회 회장이 공동회장에 취임했다.

부산 항서교회 나재천 목사의 기도로 시작된 이날 추모식은 서울백병원 폐원일기 출판기념회로 이어졌다.

행사를 주관한 장여구 인제의대 교수는 고 장기려 박사의 직계 손자로 할아버지 장기려 박사와 백낙환 박사의 우정과 부산 사랑에 대한 두 사람의 의기투합을 소개해서 깊은 감동을 자아냈다.

장여구 교수는 서울백병원 폐원일기 출판기념회를 부산에서 열게 된 것에 대해 서울백병원의 83년 역사를 바탕으로 부산에서 백병원과 인제대학교를 꽃 피워서 부산권 발전에 기여한다는 고 백낙환 박사의 뜻을 기리고 앞으로 부산 발전과 함께 위기의 인제대학교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설명했다.


조광현 전 부산백병원 원장(서울백병원 정상화 추진위원회 공동회장)은 "고인의 퇴임 이후 인제대학교 운영에 후손들도 참여하지 않음으로써 갈수록 설립자의 업적과 건학정신이 부산발전과 지역인재 양성에 대한 구체적인 비전까지 전승되지 못한 측면이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었다"면서 "사후 5년 만의 공식 추모식을 부산에서 갖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roh12340@fnnews.com 노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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