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대기업 총수들과 지난 6일 부산 재래시장에서 ‘분식집 회동’을 한 이후 정치권에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부산 민심 달래기를 위해 재계 총수를 동원했다”라며 반감을 드러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순방과 국내 행사에 대기업 총수들이 자주 대동하는 것을 놓고, 야권 인사를 중심으로 ‘재계 총수 동원’이 과하다는 취지의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尹대통령과 재계 총수들 '떡볶이 먹방'에..野 "재벌 총수들 그만 괴롭혀라"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오후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재벌 총수들을 뒤에 다 병풍처럼 세우고 떡볶이, 어묵 먹는 걸 보고 부산 민심은 분기탱천 중”이라고 말했다.
전 의원은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실패로) 마치 욕 들어 먹는 것을 함께 뛰었던 재계 총수들하고 N 분의 1로 나누려고 하는 (모습이었다)”며 “비판을 서로 나누어 가지려고 하는 장면이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LG, 현대, 삼성 그분들 표정 보세요. 흔쾌한 표정이던가요?”라며 “대한민국이 무슨 아프리카 저개발 나라도 아니고 독재 나라도 아닌데, 굉장히 좀 실망스럽다는 말씀을 드리지 않을 수가 없다”고 맹비난했다.
그러면서 “재계 총수들이 직접적으로 말을 못 해서 그렇지, 윤 대통령 취임 후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끌려 나간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성호 의원도 비슷한 의견을 내놨다. 7일 MBC 라디오 ‘신장식의 뉴스하이킥’에서 “기업 관계자들을 만나면 총수들이 계속 해외에 나가 있어서 의사결정을 할 수 없고 일을 하지 못한다고 얘기한다”면서 “계속 대기업을 괴롭혔는데 또 부산 민심 수습한다고 대기업 총수들을 끌고 갔다. 이런 거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같은 날 김남국 무소속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재벌 총수들을 부산 ‘떡볶이 먹방’에 도열시키고, 다음 주 해외순방에 또 동원한다면 이건 권력을 남용한 일종의 ‘슈퍼 갑질’이다”라며 “바쁘게 일하는 재벌 총수들 좀 그만 괴롭혔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언주 전 의원은 개인SNS에 “나도 기업인 출신으로서 권력자들의 저런 모습은 아주 지긋지긋하다”라며 “이것이야말로 권력으로 대기업들 팔 비틀어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여권 인사인 홍정욱 전 의원도 7일 개인SNS에 “나라를 대표하는 기업인들이 본업에 집중해야 할 이 어려운 시기에 국제시장에 모여 떡볶이를 먹어야만 했던 창대한 이유가 분명 있었을 것이라 믿어본다”고 적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6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과 함께 부산을 찾았다. 부산 엑스포 실패와 관련해 지난달 29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한 데 이어 부산 민심을 달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됐다. 윤 대통령은 부산 중구 깡통시장으로 이동해 한 분식점에서 떡볶이와 만두 등을 시식하며 부산 민심을 청취했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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