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프리미엄 1만450원->1만4900원으로 인상
넷플릭스, 디즈니+, 티빙도 가격 올려
고물가로 팍팍해진 살림살이…OTT 서비스 이용 줄어들까
[파이낸셜뉴스] "진짜 월급 빼고 다 오르네요" , "그냥 구독 해지하려고요"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잇단 가격 인상으로 OTT 서비스를 즐기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푸념이 이어지고 있다.
20대 대학생 김모씨는 "물가도 오르고 배달 음식도 줄이고 있는데, 아무래도 끊어야겠다"고 말했다. 아예 ‘스트림플레이션’(스트리밍과 인플레이션을 합친 신조어) 아니냐는 자조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1일 OTT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는 지난 8일 광고 없이 동영상을 시청할 수 있는 ‘유튜브 프리미엄’ 국내 구독료를 인상한다고 밝혔다. 기존 월 1만450원에서 1만4900원으로 약 43% 올리기로 했다. 이는 지난 2020년 9월 첫 가격 인상 이후 3년여 만이다.
인상된 유튜브 프리미엄과 유튜브 뮤직 프리미엄 가격은 회원 유형에 따라 다른 시점에 적용된다.
신규 회원의 경우 1만4900원의 가격이 바로 적용된다. 기존 회원의 경우 결제 주기가 시작되기 전 최소 30일 동안 기존 가격이 유지된다.
유튜브 측은“인플레이션 및 현지 세금 변경을 비롯한 시장 변화를 반영하기 위해 때때로 멤버십 가격을 업데이트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넷플릭스는 최근 국내에서 계정 공유를 유료화했다. 디즈니플러스는 기존 월 9900원 단일 요금제로 운영되던 방식을 최근 스탠더드(9900원)과 프리미엄(1만3900원) 2개로 나누며 사실상 요금을 올렸다.
티빙 역시 12월부터 모든 요금을 20%씩 인상, 프리미엄 요금제가 월 1만39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올랐다. 내년에는 월 5500원 광고형 요금제도 새로 도입할 전망이다.
"솔직히 좀 부담되죠" 배달 앱 이용도 줄이는데… OTT 서비스 해지할까
상황이 이렇다 보니 OTT 서비스 요금 인상과 고물가 상황 등이 맞물리면서,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나온다.
30대 직장인 최모씨는 "매월 1만원 이상 지출을 하고 있는데, 여기서 (요금으로) 더 지출이 된다면 힘들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40대 회사원 박모씨도 "그냥 유튜브로 공개된 요약 영상을 보면 될 것 같다. 인상 된 요금을 내면서, 볼 생각은 안들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1월 5일 발간한 ‘디지털 전환시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 연구’에 따르면 OTT 이용자들은 평균 2.7개의 플랫폼을 구독하고, 월 평균 1만3212원을 지불하고 있다.
인상된 가격으로 2개 이상의 OTT를 구독할 경우 매월 3만원 가까이 지출하게 되는 것이다. 디지털 온라인 콘텐츠를 이용하는 전국 15~59세 3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다.
OTT 서비스 해지 고려 뿐만 아니라 팍팍해진 살림살이로 작년 말부터 올해까지 배달 애플리케이션(앱)을 지운 사람만 500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배달앱 이용자 수 자체도 줄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앱 3사(배민·요기요·쿠팡이츠)의 10월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2949만6304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5%(75만4134명) 감소했다.
배달 앱 이용자가 줄어드는건 비싼 배달비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리서치가 지난 9월 8일부터 1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배달비 인식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84%가 배달비가 ‘비싼 편’이라고 응답했다.
전문가는 OTT 서비스 이용 가격 인상이 당장 결제 취소로 이어질 것 같지는 않다고 내다봤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용료 가격이 올랐지만 여러 비슷한 OTT 서비스들이 많이 있어, 이용하고 있는 서비스 중 몇 개를 정리, 지출을 관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유튜브 등 OTT 서비스 이용이 이제 일상생활이 됐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도 당장 서비스를 끊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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