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우리銀, 지점 6곳 출장소로 격하.. 사실상 '점포 폐쇄' 수순 밟나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1 18:15

수정 2023.12.11 21:17

지점대비 운영비용 절반이하 수준
내년 11곳 통폐합 이어 추가 축소
금융당국이 은행권 점포폐쇄에 제동을 건 가운데 우리은행이 일부 지점을 출장소로 격하시키면서 사실상 점포폐쇄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4월 금융당국은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을 내놓으며, 은행권에 점포 폐쇄를 신중히 하라고 압박한 바 있는데 이를 우회하려는 꼼수라는 지적이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오는 22일 전북혁신도시·강화·숭실대·풍납동·한남빌리지·호계동지점을 출장소로 격하한다. 우리은행은 이미 내년 3월 강남역·남부터미널·논현중앙·망원역 등 지점 11곳도 통폐합하겠다고 밝혔는데 추가로 지점을 축소 운영키로 한 것이다.

일반 지점으로 운영하던 노은지점도 소형화지점(M6등급)으로 격하시킨다.
강화출장소로 격화된 강화지점도 일반 지점보다 인력이 적게 투입되는 M6등급 지점이었다. 은행 지점의 경우 M1~M5까지는 일반지점, M6등급은 소형화지점으로 분류되며 그 아래 단계가 출장소다.

우리은행은 내년 3월 4일엔 지점 11곳도 통폐합한다. 서울 강남역·남부터미널·논현중앙·망원역·성수IT·양재역·역전지점과 아시아선수촌PB영업점·압구정현대PB영업점 등 9곳과 부산 동백점, 경기 분당 구미동지점이 인근 금융센터·지점에 통폐합된다.

정부는 올해 4월 '은행 점포 폐쇄 내실화 방안'을 발표하고 은행이 지점 점포를 폐쇄하기 전 사전영향평가를 강화하도록 했다. 점포 폐쇄시 인한 금융소비자가 불편을 줄이기 위해 소규모 점포나 이동 점포 등 대체 수단을 마련하게 한 것이다. 인터넷·모바일 뱅킹 접근성이 떨어지는 취약계층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내실화 방안에 따라 은행이 점포 수를 줄이기는 더 까다로워졌다.

은행권에서는 우리은행이 추진하는 지점의 출장소화가 내실화 방안 우회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라북도 완주에 위치한 전북혁신도시지점을 관리모점인 전주중앙지점에 통폐합하기 어려워 출장소로 격하한 것인데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비껴갔다는 해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점을 출장소로 만들면 비용이 기존 대비 최소 절반 이하로 떨어진다"면서 "일자리를 걱정하는 금융노조와 어르신의 금융 편의를 생각하는 금융당국에서 입을 모아 지점 문을 닫지 말라고 하니 은행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장사가 안되는 지점을 출장소로 격하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이처럼 오프라인 점포의 기능을 축소하는 이유는 비용절감 때문이다. 은행은 점포 대부분을 임대해서 쓰는데 접근성을 고려해 건물 1층에 위치하다 보니 임대료 부담이 크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출장소로의 조정은 내점고객과 업무량 등으로 결정된다"면서 "비용절감이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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