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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야권연합 투스크 새 총리 선출...한국 방산 수주 물거품될 수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2 05:50

수정 2023.12.12 08:39

[파이낸셜뉴스]
폴란드 야당연합을 이끄는 시민연합(KO) 대표 도날트 투스크가 11일 바르샤바 하원에서 총리에 선출된 뒤 의원들의 박수에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 투스크 총리의 연정인 야권연합 내에서는 이전 정부 정책을 뒤집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이전 정부와 맺은 한국의 방산수출 계약이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로이터뉴스1
폴란드 야당연합을 이끄는 시민연합(KO) 대표 도날트 투스크가 11일 바르샤바 하원에서 총리에 선출된 뒤 의원들의 박수에 손을 들어 답하고 있다. 투스크 총리의 연정인 야권연합 내에서는 이전 정부 정책을 뒤집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이전 정부와 맺은 한국의 방산수출 계약이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로이터뉴스1

폴란드 의회가 11일 도날트 프란치셰크 투스크(66)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전 상임의장을 총리로 선출했다.

10월 총선에서 집권당인 민족주의 우파 법과정의당(PiS)가 1위를 기록했지만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서 정권이 교체됐다.

투스크 연정인 야권연합 일부에서는 10월 이후 PiS 정부가 사실상 임시정부로 새로운 정책을 추진해서는 안됐다고 말하고 있어 자칫 한국 무기 수출 계약이 백지가 될 수도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폴란드 하원은 248대 201표로 투스크를 새 총리로 선출했다.

투스크 신임 총리가 12일 내각을 새로 짠 뒤 하원표결을 거쳐야 하지만 이번 선거에 승리한 야권연합이 과반의석을 확보한 상태라 통과가 거의 확실시된다.


지난 총선에서 PiS가 1위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투스크의 친유럽 연정이 결국 총선 2개월 뒤 정권을 장악하게 됐다.

투스크 선출에 앞서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총리는 신임투표를 통과하지 못했다. PiS 정권은 이로써 8년 집권을 마쳤다.

PiS 정부는 폴란드 법치에 대한 도전으로 집권 내내 EU와 갈등을 빚은 바 있다.

투스크 연정이 집권하면 PiS 정부 시절 추진된 정책, 핵심 사업이 백지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미 체결된 한국과 폴란드간 방산계약도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연정 파트너인 '폴란드 2050' 소속의 시몬 호워비니아 하원의장은 전날 인터뷰에서 "PiS 임시 정부가 서명한 합의는 무효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호워비니아 의장은 PiS 정부는 10월 15일 총선 뒤 새 정부가 출범하기 전까지는 새로 예산을 쓰는 대신 국가 관리에만 전념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투스크 총리는 정치권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PiS가 2015년 집권하기 직전인 2007~2014년 7년간 총리를 지냈고, 총리에서 물러난 2014년부터는 5년 동안 EU 정상회의 의장을 역임했다.

한편 그는 PiS와 개인적으로도 사이가 좋지 않다. 이날도 공격을 받았다.

PiS 당대표 야로스와프 카친스키는 투스크를 가리켜 "당신의 조상이 누구인지는 모르지만 한 가지는 분명히 안다. 당신은 독일 스파이다. 그냥 독일 스파이다"라며 공격했다.

투스크가 12일 의회에서 내각 승인을 받으면 13일 안드레이 두다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두다 대통령은 PiS가 지명한 인물로 총선 이후 보수당과 보조를 맞춰왔다.


투스크는 14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할 전망이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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