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란 예멘 반군, 홍해 지나는 노르웨이 상선에 미사일 공격
이스라엘과 무관한 선박까지 무차별 위협
이스라엘과 무관한 선박까지 무차별 위협
[파이낸셜뉴스]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의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이스라엘 사태와 무관한 외국 선박까지 무차별로 공격하고 있다. 이로써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30%가 지나는 홍해에서 안전을 보장하기 어려워졌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국의 미군 중부사령부는 12일(현지시간)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예멘 인근 홍해를 지나던 노르웨이 국적 유조선 ‘스트린다’호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해당 선박은 화학물질 운반선으로 알려졌으며 피격 지점은 아라비아 반도 남서부와 아프리카를 나누는 바브 엘 만데브 해협에서 북쪽으로 약 111km 떨어진 지점이다.
NYT에 의하면 미 국방부 관계자는 "함선에 화재가 발생해 피해를 입었지만 사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며 "공격 당시 근처에 미국 선박이 없었다"고 말했다.
스트린다호의 운영회사인 J. 루드비히 모윈켈스 선박회사 측도 공격이 발생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들은 "승무원 전원이 다치지 않고 무사하다"며 "선박은 현재 안전한 항구로 가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부는 이번 공격 역시 후티 반군의 소행이라고 추정했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지난 10월 7일 마찬가지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자 이에 합류했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이 반격에 나서자 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난달 19일 이스라엘 선박을 나포하겠다고 협박했다. 이후 홍해 남부에서 수에즈 운하를 거쳐 인도로 향하던 차량 운반용 화물선 ‘갤럭시 리더’호를 나포했다. 갤럭시 리더호를 소유한 영국 회사의 지분 일부를 이스라엘 해운 재벌이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달 25일에는 이스라엘 재벌 이단 오페르의 회사가 소유한 컨테이너선이 인도양에서 드론 공격을 받아 선체 일부가 손상됐다.
지난 3일 홍해에서는 바하마 선적 화물선 1척과 파나마 선적 화물선 2척이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후티 반군은 홍해에서 이스라엘과 연계된 선박을 공격했다며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선박을 계속 타격하겠다고 주장했다. 당시 이스라엘은 피격 받은 선박과 이스라엘이 무관하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은 한술 더 떠 지난 9일 성명을 통해 "가자지구가 필요한 식량과 의약품을 받지 못한다면, 국적과 관계없이 이스라엘 항구로 향하는 홍해 위 모든 선박이 우리 군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AP는 후티 반군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들을 잠재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후티 반군의 도발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여파가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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