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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하마스 가자지구 땅굴 '바닷물 물바다 작전' 개시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3 05:34

수정 2023.12.13 05:34

[파이낸셜뉴스]
이스라엘군이 이미 식수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자지구 담수 부족 문제를 악화시킬 수도 있는 '하마스 가자지구 땅굴 바닷물 침수 작전'을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가자지구 남부 이집트 접경도시인 라파에서 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오수가 뒤범벅이 된 도로 옆에서 빨래를 하고 있다. AFP연합
이스라엘군이 이미 식수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자지구 담수 부족 문제를 악화시킬 수도 있는 '하마스 가자지구 땅굴 바닷물 침수 작전'을 시작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가자지구 남부 이집트 접경도시인 라파에서 한 팔레스타인 주민이 오수가 뒤범벅이 된 도로 옆에서 빨래를 하고 있다. AFP연합

- 하마스 지하 땅굴, 총연장 약 480㎞
- 하마스, 땅굴 통해 병력 이동·지휘통제, 무기 밀수
- 바닷물 부작용 있지만 불가피 판단
- 공습, 액체폭탄, 로봇·탐지견·드론 침투 등 병행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하마스 지하 땅굴을 파괴하는 새로운 작전을 시작했다.

가자지구와 맞닿은 지중해에서 바닷물을 끌어들여 땅굴을 물바다로 만드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2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지중해 바닷물로 하마스의 지하땅굴을 물로 막아버리는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마스의 땅굴을 소개하고 파괴하기 위한 여러 방안 가운데 하나다.

이스라엘 국방부 대변인은 땅굴 작전이 기밀분류된 것이라 대답할 수 없다며 논평을 거부했다.


이스라엘 정부 관계자들은 하마스가 구축한 광범위한 지하 땅굴이 현재 가자지구 작전의 핵심이 됐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관리들에 따르면 이 땅굴 시스템은 하마스가 전선 전역에 걸쳐 하마스 병력을 관리하는데 활용되고 있고, 그 안에 로켓, 실탄 등도 보관하고 있다.

또 하마스 지휘부가 병력을 지휘하고 통제하는 지휘소 역할도 한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이 땅굴에 일부 인질을 가둬두고 있다고도 믿고 있다.

땅굴은 총연장 약 480㎞ 길이로 추정된다.

앞으로 수주일이 걸릴 땅굴 침수작전은 지난달 이스라엘군이 시험삼아 배치했던 펌프 5대에 2대가 더해져 시작됐다고 미 괸리들은 설명했다.

바닷물을 동원한 땅굴 침수작전에 대해 미 행정부 일부에서는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바닷물을 활용하는 방법이 효율적이지 않은데다 자칫 가자지구 담수 공급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전례도 있다.

앞서 이집트는 2015년 가자지구 접경지대인 라파지구 밑에서 밀수꾼들이 사용하던 땅굴을 바닷물로 침수하는 작전을 펼쳤다. 그러나 이 작전 뒤 인근 농민들이 농작물 피해를 호소하는 부작용을 겪었다. 담수에 바닷물이 흘러들어 주변 지역 농사를 망친 것이다.

그러나 다른 미 관리들은 바닷물을 동원한 땅굴 파괴 작전의 효과가 작지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땅굴 체계 전체를 붕괴시키지 못하더라도 일부는 파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바닷물 외에도 여러 대안들이 동원되고 있다.

공습, 액체 폭탄 등으로 땅굴 파괴를 시도하고 있고, 땅굴에 로봇, 개, 드론 등도 보낸다.

이스라엘 군은 현재 가자지구 북부와 남부 라파 인근 도시 칸유니스 지하에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칸유니스는 하마스가 마지막까지 지키고 있는 철옹성 같은 곳이다.

지하 땅굴 미로는 베트남 전쟁 당시 미군이 북베트남 정규군과 남베트남 빨치산에게 호되게 당했던 것처럼 이스라엘군에도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

하마스가 이스라엘군의 대규모 공습과 봉쇄 속에서도 라파지역 땅굴을 이용해 이집트에서 무기를 밀수해 전투를 지속하고 있고, 치고 빠지기 전술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군이 베트남에서 병력을 땅굴로 보내는 것을 주저했던 것처럼 이스라엘군도 땅굴에 직접 군인들이 들어가는 것을 꺼린다.
화력차이가 땅굴 속에서는 의미가 없어 병력 손실이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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