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화곡 더리브 스카이’ 주상복합 아파트는 18일 20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줍줍)'을 받는다. 올해 들어 벌써 11번째다. 올 3월에 입주한 이 단지는 140가구의 소규모 아파트다.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며 판매에 나섰지만 아직도 상당수가 팔리지 않은 상태다.
18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월부터 무순위 청약 규제를 대폭 완화했지만 이른바 ‘N차 줍줍’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N차 줍줍’의 경우 소규모·고분양가 단지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악성 미분양 물량이 1만 가구를 넘어서는 등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은 데다 분양가도 계속 오르면서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청약홈 자료를 보면 경기도 부천시 ‘현대 프라힐스 소사역 더프라임’도 지난 11~12일에 줍줍을 진행했다. 이번이 8번째다. 160가구 규모의 소규모 단지로 분양가격이 주변 시세와 큰 차이가 없다.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남구로역 동일 센타시아’도 최근 7번째 임의공급 청약을 진행했다. 이 아파트 역시 소규모 단지다. 인천 연수구 ‘송도 아리스타 프라임’도 지난달 11월에 5차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구로구 개봉동에 위치한 ‘호반써밋 개봉’도 지난 10월 16일 72가구가 무순위(사후1차)로 공급됐으나, 48가구에 대해 줍줍 청약을 이달 11일 다시 진행했다.
N차 줍줍은 서울 강남권도 예외는 아니다. 강동구 길동 ‘강동 중앙하이츠 시티’도 그 가운데 하다. 1개동 규모의 이 아파트는 지난 7월 특별공급 청약에서 경쟁률이 189대1를 기록했으나 무순위가 4차까지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서울 등 수도권 알짜 단지에서도 계약 포기로 인한 무순위 가구가 등장하고 있다. 청약홈에 따르면 경기 화성시 동탄2신도시 ‘동탄신도시 금강펜테리움 7차 센트럴파크’의 경우 408가구 중 140가구가 줍줍으로 나와 청약을 받았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공급하는 '이문아이파크자이'도 지난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152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전체 일반공급 물량은 1467가구로 약 10% 가량이다.
이들 아파트의 공통점은 소규모 단지나 고분양가 논란이 있었다는 점이다. 건설사들은 줍줍이 늘어나지 않을까 우려하는 분위기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년 주택가격이 하락세가 예상된 가운데 분양가도 오르면서 알짜 단지도 조기 완판이 불안한 상황”이라며 "최근 들어 높은 청약 경쟁률이 계약까지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이다"라고 말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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