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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카카오·롯데물산에 신임 경영진으로 새출발
[파이낸셜뉴스] 최근 유동성위기 등 내홍을 겪고 있는 재계에 자본시장 IB(투자은행) 전문가들이 잇따라 최고 경영진으로 영입돼 눈길을 끈다.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국내외를 아우르는 네트워크를 무기로 위기에 빠진 기업들의 구원투수가 될지 안팎의 관심이 높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엔씨소프트는 지난 11일 국내 IB 1세대로 꼽히는 박병무 VIG파트너스 대표를 영입해 기존 김택진 대표와 공동 대표 체제를 구축했다.
박 대표는 내년 3월 이사회 및 주총을 통해 공동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되며 엔씨소프트의 창업자인 김택진 대표와 나란히 투톱 체제를 연다.
박 대표는 IB업계에선 잔 뼈가 굵은 1세대 M&A전문가로 꼽힌다. 원래 김&장 변호사 출신인 그는 플레너스 엔터테인먼트((구)로커스홀딩스) 대표, TPG 아시아(뉴 브리지 캐피탈) 한국 대표 및 파트너, 하나로텔레콤 대표, VIG파트너스 대표를 역임했다. 2007년부터 엔씨소프트의 경영 자문을 맡아왔고 현재도 비상근 기타 비상무이사 자격으로 이사회에 참가하면서 그룹내 사정에 밝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업계에선 창사이래 최초로 공동 대표 체제를 선택한 엔씨소프트가 기존 지적재산 중심의 게임 구조를 탈피하고 풍부한 현금을 바탕으로 다시금 M&A에 나서는 건 아닐지 주시하는 모습이다.
창사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한 카카오도 40대 여성 CEO인 정신아 카카오 벤처스 대표 발탁에 이어 국내 IB 여성파워로 꼽히는 최혜령 크레디트스위스(CS) 상무를 신임 재무그룹장으로 영입했다. 최 상무는 지난 19년간 크레디트 스위스 주식부 산하 글로벌 홀트팀에서 유수의 해외 기관투자 및 연기금·국부펀드를 주고객으로 투자 전략 수립 및 펀드맨털 리서치를 담당했다. 이후 기업 투자 금융 및 발행 부서에서는 IPO, M&A, 기업 지배구조 조정 등 다양한 IB 업무를 해왔다.
특히 그는 최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SK아이이테크놀로지 △현대중공업 △카카오뱅크 △크래프톤 △두산로보틱스의 상장과 SK텔레콤의 인적분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업무 등을 수행하면서 명성을 쌓았다. 올해 초 CS를 합병한 UBS가 최근 HD현대마린솔루션(옛 HD현대글로벌서비스)의 IPO 대표 주관사로 선정되는 데도 일등공신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검찰 수사와 내부 갈등으로 사면초가에 빠진 카카오를 구하기 위해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이번 인사에서 안정적으로 변화를 이끌 인물들을 중용한 것으로 보인다“라며 ”실제 최 상무가 스위스 금융회사에서 오랫동안 일하며 섭렵한 리스크 컨트롤 및 준법 프로세스와 재무금융 전반에 관해 가진 전문성을 카카오 재무 부문에 이식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여기에 롯데물산도 장재훈 JLL(존스랑라살) 대표를 신임 대표로 내정하며 변화를 꾀하는 모습이다.
1969년생인 장 신임 대표이사는 미국 웬트워스(WIT) 공과대 건축학을 전공했으며 이후 1994년부터 1999년까지 프라이머리그룹(Primary Group)에서 건축설계사로 근무했다. 이후 JLL 뉴욕지사에서 근무했으며 라살자산운용 자산운용본부장, JLL 코리아 자산관리 부서장, JLL 코리아 대표를 역임했다.
한편 JLL은 국내에서 이태원 크라운호텔, 머큐어 앰배서더 서울 홍대, 그랜드 하얏트 서울의 매각 거래를 자문했다. 이와 더불어 역삼도 클래시스타워, 중림 센트럴플레이스 등 서울시내 랜드마크로 꼽히는 주요 오피스의 자문을 두루 맡아 왔다.
또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글로벌부동산종합 컨설팅 회사인 JLL출신인만큼 향후 롯데물산의 주요 자산의 유동화나 엑시트에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봤다.
kakim@fnnews.com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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