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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美서도 노조리스크...대통령 등에 업은 전미노조 세력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5 06:00

수정 2023.12.15 06:00

지난 9월 미국 미시간주에서 전미자동차노조(UAW)소속 노조원들이 피켓을 들고 파업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지난 9월 미국 미시간주에서 전미자동차노조(UAW)소속 노조원들이 피켓을 들고 파업 시위를 벌이고 있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 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 뉴스1
[파이낸셜뉴스] 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도 '노조 리스크' 우려가 커지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의 측면 지원을 받으면서 포드 등 미국 완성차 3사의 동시파업을 주도한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현대차, 도요타, 폭스바겐 등의 미국 공장을 다음 타깃으로 잡았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선을 앞둔 두 전·현직 대통령이 이들 외국 자동차 업체들을 압박하고 나설 수 있다는 관측까지 나오고 있다.

1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미국 테네시주 폭스바겐 공장에서 노조 결성 및 UAW 가입 승인과 관련한 투표가 개시된 지 1주일 만에 1000명 이상이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에 비견되는 조직인 UAW는 미 자동차 기업 '빅3'(포드·GM·스텔란티스)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파업을 끝낸 직후인 지난달 '사상 최대 규모의 조직화'를 새 목표로 제시했다.
새 타깃은 UAW 미 가입 노조인 10여개 미국 내 외국 자동차 공장들이다.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 도요타 켄터키주 공장, 혼다 오하이오 공장, 닛산 테네시주 공장 등이 포함돼 있다.

UAW가 세력 확대에 나선 것은 노조원 감소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UAW는 1979년 약 150만명의 노조원을 보유했었으나, 현재는 그 10분의 1인 14만명 수준에 머물고 있다. 향후엔 이 인원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립 단계를 대폭 줄인 '기가 캐스팅' 생산 방식이 확산되면 자동차 업계 추가적인 인원 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근 UAW가 미국 노동당국인 노동관계위원회(NLRB)에 현대차, 혼다, 폭스바겐 등의 경영진이 노조 결성 시도를 불법적으로 방해했다는 취지의 신고서를 제출한 것도 '세력 확대 전략'의 일환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내 자동차 공장 근로자들만 약 15만명으로, 이들만 추가해도 조직을 2배 가량 늘릴 수 있게 된다. 도요타, 현대차 등의 미국 현지 공장 임금이 미국 자동차 빅3에 비해 10달러 이상 낮아 임금 인상을 카드로 노조 설립 운동을 확대시킬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인 디트로이트 뷰로의 폴 아이젠슈타인 편집장은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극렬 파업으로 포드·GM·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빅3로부터 대폭적인 임금인상을 얻어낸 UAW의 다음 표적이 외국 자동차 메이커 공장"이라며 "UAW 산하로 조직화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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