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검찰이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해 "외곽후원조직을 통해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하는 과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고 보고받은 사실이 증거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2021년 더불어민주당 돈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의혹의 정점에 있는 송 전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14일 송 전 대표의 혐의에 대해 "당대표 당선 등 자신의 정치활동을 위해 공익 후원금 방식으로 유력 기업인으로부터 거액의 정치자금을 수수했다"가 말했다.
검찰은 '사안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 등을 이유로 송 전 대표를 구속 상태로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당민주주의와 선거의 불가매수성을 침해하는 대규모 금권선거"라며 "공익법인을 사적 외곽조직으로 변질시킨 뒤 불법정치자금 창구로 이용한 정경유착 범행"이라고 말했다.
증거인멸 우려에 대해서는 "수사 과정에서 다양한 증거인멸 상황을 확인했다"며 최고 책임자인 송 전 대표가 관계자를 회유하려고 시도하는 등 구속수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송 대표는 당내 선거에 대해 특수부 검사가 다수 투입돼 수사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공직선거법의 경우 공소시효가 단기시효 6개월에 해당하는데, 공직선거도 아닌 2년전 당내 경선를 수사하는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다.
이에 검찰 관계자는 "헌법상 당내 민주주의와 정당 민주주의 활동에 대해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금권선거를 제지하기 위한 규정이 있고 처벌규정도 있다"며 "그걸 잘 아는 법조인 출신 송 전 대표가 범행 은폐를 위해 왜곡된 발언을 하는 것 아닌가"하고 반박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송 전 대표와 돈봉투 사건의 핵심 피고인인 윤관석 무소속 의,과 전 보좌관 출신 박용수씨 사이 공범관계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윤 의원이 (돈봉투 살포를) 지시·권유했고 박용수씨와 송 전 대표가 공모해 돈을 마련해 윤 의원에게 전달했다"며 "공모관계가 충분히 성립한다"고 말했다.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모집한 의혹에 대해서는 "먹사연을 통해 받은 정치자금이 송 전 대표의 정치활동과 당 대표 경선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됐다"며 "국회의원이 연구모임을 두고 정치활동에 활용할 수는 있지만, 오로지 정치활동을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했고 정치자금 수수 과정에서 불법적으로 활용한 정황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송 전 대표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오는 18일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송 전 대표 측에서는 친형 송영천 변호사 등이 출석할 예정이다. 송 전 대표의 구속 여부는 18일 밤에서 19일 새벽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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