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행보를 우리 정부도 참고하지 않겠냐"며 내심 기대를 비쳤다. 담배업계에서는 연초부터 회자됐던'담뱃값 10년 주기 인상설'에 따라 내년 하반기에는 담뱃세 인상이 있지 않겠냐는 우려가 있어왔다.
기획재정부와 보건복지부 등 관련 정부 부처는 검토한 바가 없다고 했지만 올해 국세 수입이 당초 예상보다 60조원 가까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세수 펑크'가 예정돼 있어 결국 내년에는 증세를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겠냐는 얘기가 올 한 해동안 꾸준히 나왔다. 현재 4500원인 담뱃값이 내년 하반기에는 8000원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증세가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정치권은 아직 잠잠하다.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 2%대에서 8월부터 지난달까지 넉달째 3%대다. 계속되는 고물가 기조에 서민들의 시름이 깊다. 이에 정부는 최근 주요 식음료 업체들을 차례차례 방문하며 물가 안정에 동참해 달라며 적극 나서고 있는 중이다. 담배 역시 기호식품으로 담배세 증세를 통해 담배값을 인상한다는 것은 이러한 정부의 기조에 반대되는 행보다. 담뱃세 증세가 물가 상승의 도화선이 되면서 민심이 흉흉해질까 정부와 정치권의 고민이 크다. 적어도 내년 4월 총선까지는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KT&G를 비롯한 담배 제조사들은 1년 내내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불안해했다. 사실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정부가 담뱃세 인상을 한다고 하면서 궐련형 담배를 비롯해 전자담배의 세율을 동일하게 책정할까였다. 현재 담배회사의 주요 매출은 연초담배보다 전자담배에서 나온다. 세율이 동일하게 인상 책정될 경우 전자 담배 제조사들의 판매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한 담배업계 관계자는 "담뱃세 증세는 결국 서민 증세인데 세수 부족에 대한 부담을 서민들에게 전가시키는 것도 문제지만 숙고 없는 잘못된 세율 책정과 인상이 전자담배로 옮겨가며 흡연을 점차 줄여가려 했던 이들의 손에 다시 연초 담배를 쥐어줄 수 있어 걱정된다"며 한숨 쉬었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