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진중권 광운대 특임교수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사퇴를 두고 "(총선 불출마) 압박을 받으니 신경질적으로 확 던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진 교수는 14일 CBS라디오에 출연해 "대표직을 던지고 대신 (총선에서) 울산 (출마) 문제에 대해서는 번지지 않게끔 침묵하는 상태가 아닌가 싶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대통령의 기본기조는 김기현 대표 체제로 가되 인요한의 혁신안을 받으라 이런 이야기"라며 "그러면 당신(김기현)이 대표를 유지하되 다만 불출마 선언은 당대표에서 먼저 하면 줄줄이 이어지지 않겠느냐. 그걸 좀 해달라라고 했는데 김기현 대표는 그걸 거부한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사실 칩거 중에 이준석을 만나거나 또 이상민 의원을 만났다는 것은 당대표직으로서의 역할을 계속했다는 이야기"라며 "결국은 두 개(당 대표와 울산 출마)를 다 하려고 하다가 최후의 선택의 압박을 받으니까 사실상 대표직을 신경질적으로 확 던지고 대신 울산 문제에 대해서는 번지지 않게끔 침묵하는 상태가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김기현 "소임을 내려놓게 돼 송구한 마음뿐"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3일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지난 3·8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지 9개월 만이다.
김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당원동지 여러분, 오늘부로 국민의힘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켜켜이 쌓여온 신(新)적폐를 청산하고 대한민국의 정상화와 국민의힘, 나아가 윤석열 정부의 성공이라는 막중한 사명감을 안고 진심을 다해 일했지만, 그 사명을 완수하지 못하고 소임을 내려놓게 돼 송구한 마음뿐"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많은 분이 만류했지만, 윤석열 정부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총선승리는 너무나 절박한 역사와 시대의 명령이기에 '행유부득 반구저기'(行有不得反求諸己·어떤 일의 결과를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는 뜻)의 심정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우리 당이 지금 처한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당 대표인 나의 몫이며, 그에 따른 어떤 비판도 오롯이 나의 몫"이라며 "더이상 나의 거취 문제로 당이 분열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이어 "우리 당 구성원 모두가 통합과 포용의 마음으로 자중자애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힘을 더 모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김 대표는 "윤재옥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빠르게 안정시켜, 후안무치한 민주당이 다시 의회 권력을 잡는 비극이 재연되지 않도록 견마지로를 다하겠다"며 "이제 당원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당의 안정과 총선 승리를 위해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김 대표 사퇴로 당분간 윤 원내대표가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김 대표 사퇴에 앞서 '친윤(친윤석열) 핵심'인 장제원 의원은 전날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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