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지난해 9월 외국인들이 국내에 마약유통 거점을 마련했다. 해당 거점은 텔레그램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각종 마약류를 홍보하면서 국내가 아닌 해외로 마약을 유통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한다. 한국을 거점으로 해외에 마약을 팔아넘긴 최초의 외국인 마약조직인 것이다. 이들의 범행은 경찰에 검거되면서 지난 14일 세상에 공개됐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은 국가정보원·싱가포르 중앙마약청 등과 국제공조 수사를 통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7월까지 한국에 거점을 두고 자국 내 조직원들과 공모해 신종 대마와 필로폰 등을 해외에 유통한 혐의(마약류관리법 위반 등)로 싱가포르 국적의 국제 마약 판매조직 총책 A씨(37) 등 4명을 적발, 2명을 구속했다.
싱가포르 국적의 국제 마약 판매조직 총책 A씨(37) 등 4명은 싱가포르와 베트남 등지에서 마약을 유통하다 싱가포르 수사기관의 추적이 시작되자 이를 피해 한국에 입국했다. A씨 등은 추적을 피해 국내에 들어온 상황에서도 이들은 '본업(?)'을 버리지 못했다.
A씨 등은 지난해 9월부터 강남, 이태원 일대 거점을 마련한 이후 텔레그램 채팅방을 운영하면서 마약을 섞은 젤리, 캔디, 전자담배 등을 싱가포르 등지에 판매했다. 싱가포르 등 현지에도 마약 공급책·보관책·배달책 등 조직원들과 공모해 철저한 점조직 형태로 운영하면서 마약류를 판매·유통했다. 이들이 올린 수익만 2억5000만원 상당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은 국내 마약 유통 조직과도 연계하려다 언어 소통이 잘 되지 않자 한국계 싱가포르인을 영입하기도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최근 동남아시아 마약 조직들이 국내 잠입해 국내 조직과 연계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것이 이번 사건으로 드러났다. 다행히 조기 검거가 이뤄지면서 학생 등 젊은층을 겨냥한 캔디·젤리 등으로 개량된 신종 대마 등이 국내 대량 유통되는 일은 막을 수 있게 됐다.
경찰 관계자는 "SNS를 이용해 전 세계 어디에든 거점을 마련하는 등 마약류 유통 방식이 초국가적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고 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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