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재배 규모 50주 미만이면 고의라도 처벌 안해
동종 전과나 즉결처분 안받았던 사람만 해당
"치료용"이라며 양귀비 심는 노인 늘어
"고의라도 1번은 봐준다"는 취지
동종 전과나 즉결처분 안받았던 사람만 해당
"치료용"이라며 양귀비 심는 노인 늘어
"고의라도 1번은 봐준다"는 취지
"1번만 용서한다"는 취지
19일 마약류관리법에 따르면 양귀비는 단 한주만이라도 고의로 재배한다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다만 양귀비 종류에 따라 합법인 경우는 있다. 불법은 '파파베르 솜니페룸 엘'과 '파파베르 세티게룸 디시' 등 마약을 만들 수 있는 양귀비에만 해당한다. '털양귀비'와 '개양귀비' 등 관상용 양귀비는 키워도 법에 저촉되지 않는다.
이런 관련 법 조항에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지난 12일 마약용 양귀비 재배에 대한 훈방조치안을 내놨다. 고의로 마약용 양귀비를 심더라도 재배 규모가 50주 미만이면 경미범죄심사위원회를 거쳐 최대한 훈방 조치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종 전과 또는 즉결심판 처분 이력이 없어야만 한다. 쉽게 말해 "불법이지만 딱 1번은 용서해준다"는 취지다.
"치료용 양귀비여" 노인 주장에 진땀 뺀 경찰
불법인데도 경찰이 이런 훈방조치안을 낸 배경이 있다. 노인 마약류 사범이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마약용 양귀비는 항암·진통 효과가 있다는 이유로 농촌 등지에서는 암암리에 재배되는 경우가 잦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1~11월 양귀비 밀경사범은 2657명으로 지난해 연건 1462명과 비교해 81.7%가 늘었다. 특히 60대 이상이 90.73%에 해당하는 2410명이었다. 경찰은 지난 2021년 이후 마약용 양귀비를 단 한주라도 재배한 사람을 모두 입건했다. 이 과정에서 치료목적으로 양귀비를 키운 노인들이 많아 진땀을 뺐다고 한다.
경찰의 훈방조치와 관련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전경수 한국마약범죄학회장은 "양귀비는 마약 가공 원재료인데 경찰 훈방조치는 위험해보인다"면서 "수사기관은 양귀비를 고의로 1주라도 키운다면 처벌하는 하는 것이 옳다"고 지적했다.
예상균 법무법인 KDH 변호사는 "경찰에서 입건 방침이 조정됐다고 해서 양귀비 재배 자체가 합법이 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kyu0705@fnnews.com 김동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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