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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시대, 대만 주요 행정 데이터 해외 저장

이석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8 14:27

수정 2023.12.18 14:27

대만 24년부터, 우크라이나, 에스토니아, 모나코 도 해외 데이터센터
대만 총통 선거를 41일 앞둔 지난 3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앞줄 가운데)이 “우리는 홍콩 스타일의 평화가 아닌 존엄있는 평화를 원한다"고 역설하면서 여당 후보를 지원 유세하고 있다. 집권 민진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양안관계와 동북아에 불안정이 높아질 전망이다. AP뉴시스
대만 총통 선거를 41일 앞둔 지난 3일 차이잉원 대만 총통(앞줄 가운데)이 “우리는 홍콩 스타일의 평화가 아닌 존엄있는 평화를 원한다"고 역설하면서 여당 후보를 지원 유세하고 있다. 집권 민진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양안관계와 동북아에 불안정이 높아질 전망이다. AP뉴시스

[파이낸셜뉴스]【베이징=이석우 특파원】 대만이 주요 행정 데이터를 내년부터 제3국 데이터 센터에 분산시켜 저장한다. 전쟁, 해킹, 지진 등 유사시에 제3국에 기반을 둔 복수의 해외 데이터 센터를 활용해 디지털 행정 기능을 그대로 유지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18일 대만 정부 웹사이트 등에 따르면, 대만은 우선 내년부터 3개년에 걸쳐, 세금·건강·의료·주민 정보 등 주요 데이터를 제 3국 데이터 센터에 분산 저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대만 내각(행정원)은 2024년 예산에 640억원 규모의 예산을 반영시켰다.
영국과 룩셈부르크의 위성 통신사 2곳에 주요 국가 데이터 정보를 접속시키는 계약도 마쳤다. 별도로 제3 국가에 대만의 전용 통신 거점 3개소도 설치하기로 했다.

리화이런 대만 디지털부 차관은 "유사시에는 이들 데이터들의 암호를 해제하고 행정 기능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에 자국 주요 데이터 보존과 통신 거점을 마련하고, 클라우드 기반의 행정 기능을 지속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대만 당국은 클라우드 기반의 행정 정보 활용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데이터 천도'로도 불리는 이 같은 작업은 이미 러시아의 공격을 받은 우크라이나, 러시아와 갈등 관계인 에스토니아 등이 실행하고 있다. 아마존 웹서비스(AWS)와 협력 아래, 우크라이나는 주민 기록, 고정자산대장, 납세 정보, 범죄 정보 등을 해외에 보존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다.

아마존 측은 이미 전용기기인 '스노우볼'을 우크라이나에 반입해 최우선 데이터의 국외 대피를 시작했다. 우크라이나의 데이터 해외 저장 작업은 데이터 센터와 주요 통신 설비 등에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 등이 있은 뒤 본격화됐다.

반면, 유럽 제일의 디지털 국가 에스토니아는 일찌감치 미국 관련 기업들과 협력 아래, 룩셈부르크에 정부 행정 데이터를 백업하는 데이터 센터를 설치했다. 두 나라는 이미 2017년 데이터 센터 부지를 대사관 수준인 치외법권 지역으로 취급하는 각서도 맺었다고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이 전했다.
모나코도 2021년에는 룩셈부르크에 이 같은 수준의 데이터 센터를 두었다.

미국 랜드연구소는 지난 7월 보고서에서 중국이 대만을 무력 공격할 경우, 주요 통신망을 우선적으로 파괴해 통신망부터 마비시킬 것이라고 전쟁 시나리오에서 밝혔다.
랜드연구소는 대만과 세계를 잇는 12개 해저케이블 절단, 8만 곳의 휴대전화 기지국 가운데 대형 기지국 선별 파괴, 180개가 넘는 라디오·텔레비전 전파 설비 파괴 등 기반 데이터와 통신망을 우선적으로 파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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