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5000원 주고 산 중고 유리화병, 알고보니 거장의 작품.."1억4000만원에 팔렸다"

김수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8 13:27

수정 2023.12.18 13:27

이탈리아 유명 건축가 카를로 스카르파의 유리화병/사진=라이트 경매소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이탈리아 유명 건축가 카를로 스카르파의 유리화병/사진=라이트 경매소 홈페이지 캡처,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미국의 중고품 매장에서 약 5000원에 산 유리 화병이 경매에서 1억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돼 화제가 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주 라이트 경매소에 출품된 유리 화병이 10만7000달러(약 1억3890만원)에 팔려나갔다.

이 유리 화병은 이탈리아 유명 건축가인 카를로 스카르파(1906~1978년)가 디자인한 작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전문가들은 3만~5만달러(약 3900만~6500만원) 선에서 낙찰될 것으로 예측했으나 이를 훌쩍 뛰어넘은 것이다. 낙찰자는 신원이 공개되지 않은 유럽의 민간 수집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유리 화병은 지난 6월 미국 버지니아주 하노버 카운티 소재 중고품 매장에서 제시카 빈센트(43)라는 여성이 3.99달러(약 5180원)에 구입했다.

제시카는 "평소 자주 찾던 중고품 매장을 둘러보다가 화병 바닥에 찍혀 있던 이탈리아 유리공예의 본고장인 무라노섬을 의미하는 'M' 자를 보고 1000~2000달러(약 130만~260만원)의 가치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유리 화병에는 가격표가 붙어 있지 않았다"면서 "8.99달러(약 1만2000원)보다 싸면 사려고 했다가 가격이 3.99달러(약 5180원)인 것으로 확인하고 바로 구매했다"고 회상했다.


제시카는 유리 화병을 구매한 뒤 화병에 대해 더 알아보고 싶어 페이스북 그룹에 가입했다. 몇몇 회원은 이 화병이 카를로 스카르파의 작품처럼 생겼다면서 제시카에게 라이트 경매소를 소개해줬다.

전문가들은 이 작품을 스카르파가 1940년대에 디자인한 '페넬라테' 시리즈 중 하나로 판정했다.


이 경매소의 리처드 라이트 소장은 "제시카가 보낸 유리 화병 사진을 보자마자 아주 좋은 느낌이 들었다"며 "제시카가 보내온 유리 화병의 보전상태가 정말 완벽했다. 만약 조금이라도 흠집이 있었다면 낙찰가가 1만달러(약 1300만원)에도 못 미쳤을 것"이라고 전했다.


제시카는 "낙찰가인 10만7000달러(약 1억3890만원) 가운데 경매 수수료 등을 제외하고 받은 금액이 8만3500달러(약 1억850만원)"이라면서 "이 돈을 올해 초 구매한 농가의 난방기와 담장을 수리하고 가전제품을 사는 데 쓸 계획"이라고 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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