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한해 15개국서 정상외교 펼쳐
美·日·英 등과 반도체 공급망 강화
UAE 순방서 역대급 투자 끌어내
원전 등 유럽시장 저변 확대 성과
美·日·英 등과 반도체 공급망 강화
UAE 순방서 역대급 투자 끌어내
원전 등 유럽시장 저변 확대 성과
1월 아랍에미리트(UAE) 국빈방문을 시작으로 12월 네덜란드 국빈방문까지 올해만 13회 15개국을 돌면서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으로서 적극적인 세일즈외교를 펼치며 두둑한 경제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됐다.
UAE에서 300억달러(약 40조원) 투자유치를 시작으로, 순방 때마다 현지 기업들과 만나 대규모 투자유치와 수출 확대 계기를 조성하는 등 유무형 가치 창출에 집중했다. 가장 최근인 네덜란드에선 반도체 장비 강국과의 '반도체 동맹'을 구축, 안정적인 공급망 형성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4월 미국 국빈방문과 8월 미국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 방문, 3월 일본 방문 등으로 한미일 3국 연대는 정상궤도를 넘어 활성화됐고 중국과는 적절한 긴장관계로 경제적 타격을 최소화하면서 우리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운동장을 넓힌 것으로 분석된다. 비록 실패로 끝난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을 포함한 순방도 있었지만, 이를 계기로 우리 외교의 접점을 확대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1년간 지구 5바퀴 돌며 세일즈
18일 윤 대통령의 올해 1년간 순방 이동거리를 살펴본 결과 약 20만㎞를 이동, 지구를 5바퀴 이상 돈 것으로 나타났다. 13차례에 걸쳐 15개국을 방문한 모든 일정의 중심에는 세일즈외교가 있었다.
취임 후 1년7개월간으로 보면 윤 대통령은 약 26만㎞, 지구를 7바퀴 가까이 도는 강행군 속에 기업인들과 함께 90여개국 정상을 150여차례 만나 수출과 세일즈를 위한 외교에 나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대외변수로 에너지 가격 급등이 물가불안으로 이어지면서 우리나라 수출까지 흔들리던 상황이었다.
이에 윤 대통령은 다자회의가 열리는 곳이든, 국빈으로 방문하는 곳이든 어디서든 우리 기업들에 대한 해외진출 지원과 한국으로의 투자유치 관련 일정을 집중적으로 잡았다.
대표적인 것이 UAE 300억달러 투자유치다. 마지막까지 '빈칸'이었던 투자유치 금액은 윤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나하얀 UAE 대통령의 정상회담 후 결정됐다. 이전까지 최대 규모는 영국과의 100억파운드(약 122억달러, 약 15조원)였다는 점에서 유례없는 투자금액이었다. '1호 영업사원'이란 단어가 나온 것도 UAE 순방 기간이다.
이스라엘·하마스 사태로 무함마드 대통령의 방한이 미뤄졌으나, 해당 투자 이행작업은 현재 진행 중이다.
미국 핵 전략자산의 수시 전개와 핵우산 명문화 등을 담은 워싱턴 선언으로 대표되는 성과를 냈던 미국 국빈방문 과정에서도 윤 대통령은 도착 즉시 넷플릭스와 테슬라 대표를 만나 한국에 대한 투자를 설득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회의 기간 윤 대통령은 참가국 정상들을 만나 원전과 방산, 인프라 협력 세일즈를 펼친 바 있다.
■정상외교로 막힌 길 뚫었다
윤 대통령은 기업들이 개별로 할 수 없는 부분을 정상외교로 활로를 뚫어 활동 폭을 넓혀줬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최근 네덜란드 국빈방문으로 체결한 양국 간 반도체 동맹은 국내 대기업들에 첨단 노광장비 수급 효율화라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윤 대통령이 먼저 일본을 방문해 진행한 한일 정상회담으로 일본과의 관계가 회복되면서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가 풀리기도 했다.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린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선 안보협력 외에도 경제·첨단기술 협력으로 파생돼 글로벌 금융시장 대응을 위한 3국 재무장관 간 금융협력 협의체인 '한미일 재무장관회의'를 신설키로 했다.
이 과정에서 한미 간에는 유사시 통화스와프 조치를 취하기로 했고, 한일 간에는 8년 만에 상시 통화스와프를 재개했다.
한미 동맹이 공고해지면서 미중 갈등 속에도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해 별도 허가절차나 기한 없이 미국산 반도체 장비를 공급할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중국 반도체 공장으로 첨단기술 반입을 제지하던 미국의 제재로 골머리를 앓던 우리 기업들에도 숨통이 트인 것으로 평가된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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