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초 HMM 최종 인수 예상
해운 불황·자금 부담 등은 숙제
"팬오션 해운업 경영노하우 자신감"
해운 불황·자금 부담 등은 숙제
"팬오션 해운업 경영노하우 자신감"
■‘공적자금’ HMM, 7년만에 새주인 찾아
18일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JKL파트너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한 하림그룹을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기업결합 심사 등을 거쳐 최종 인수시기는 내년 초로 예상된다.
인수 주체는 하림그룹의 해운 계열사 팬오션하림이다. 경쟁 상대였던 동원그룹보다 본입찰에서 2000억원가량 가격차로 앞섰다. 하림그룹은 영구채 전환 3년 유예, 사외이사 지정권한 등 주주 간 계약 관련 요구를 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늦어진 이유이기도 하다.
하림그룹 입장에선 HMM을 인수하면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을 모두 갖춘 국내 최대 선사로 도약한다. 팬오션은 국내 1위 벌크해운사로 연간 화물 1억t을 전 세계에 운송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벌크선 301척을 운영 중이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은 지난달 1일 "밸류체인 강화를 위한 것으로 우리에게도 좋은 일이고, 국가 경쟁력 강화에도 중요하다"며 "앞으로 잘할 사람이 하는 것"이라며 HMM 인수에 자신감을 드러낸 바 있다.
하림은 '닭고기'로 잘 알려진 종합식품기업이다. 1978년 전북 익산 황등면에 황등농장을 설립, 육계사업에 진출했다. 1986년 옛 하림식품을 세워 축산뿐 아니라 사료·식품가공·유통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다. 2015년에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팬오션(옛 STX팬오션) 지분 58%를 1조80억원에 인수, 해운업에 진출했다.
■업황 침체·차입비용 부담 등 리스크
HMM 인수에 따른 대내외 리스크도 만만치 않다.
우선 글로벌 경기침체로 해운업황이 하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이 최대 리스크다. 지금까지 수차례 유동성 위기를 가져온 해운 불황기를 버텨내야 한다는 얘기다. 해상운임 지표인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올 3·4분기 기준 886∼1043으로 전년 동기의 4분의 1 수준으로 크게 꺾인 상황이다. 업황 악화와 공급과잉, 운임비 하락이 지속되면 글로벌 선사들의 이익도 급감한다. HMM은 올해 영업이익이 6000억원 안팎으로 전년보다 9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룹 전체가 위험해지는 '승자의 저주'를 우려하는 이유다. 이에 대해 하림그룹 관계자는 "하림은 사이클이 있는 해운업의 경영 노하우가 있다"고 했다.
여기에다 하림은 거액의 HMM 인수자금 조달에 따른 금융비용도 상당하다. 영구채 전환 유예 등 요구조항을 포기하면서 3000억원 가까이 자금조달 규모가 커져, 대규모 차입 등에 따른 금융비용 부담이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일단 하림그룹은 인수자금 중 3조원가량을 팬오션의 선박자산 유동화는 물론 5000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 계열사 유상증자 등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HMM 노동조합 등은 국가 해운업 경쟁력을 훼손할 것이라며 자본력이 취약한 기업에 졸속 매각을 반대하고 있다. 특히 HMM이 보유한 거액의 유보금을 노리는 것 아니냐며 날을 세우고 있다. HMM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내면서 현재 14조원가량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하림의 현금성 자산은 올 상반기 기준 1조6000억원 정도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박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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