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고승아 기자 = 배우 장혁(46)이 배우 최초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는 주로 아이돌 가수가 선보여온 MD 형태의 포카(포토카드) 앨범을 발매, 여기에 자신의 액션 퍼포먼스를 담아 향후 배우로서의 방향성과 철학을 담아내고자 했다.
이에 장혁은 이번 포카앨범의 기획, 연출, 액션디자인까지 도맡았다. 오는 31일까지 예약 판매를 받는 이번 포카앨범은 '롱 테이크'(Long take), '장스 액션 집'(Jang's action zip) 등 두 버전으로 발매된다. 특히 포카앨범에 담긴 롱테이크 영상에는 총 2편, 각 3분 분량으로 구성, 수십 명의 상대와 격투를 벌이는 장혁의 모습을 컷 없이 한 번에 담아내 눈길을 끈다.
올해 3월, 26년간 몸 담았던 소속사 싸이더스HQ를 떠난 그는 여러 가지 고민과 부담감을 안으면서도 도전을 펼치고 있다. 그런 장혁을 지난 17일 메이크스타 사옥에서 만나 배우와 연기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었다.
<【N인터뷰】①에 이어>
-현재 기획하고 있는 이야기가 있나.
▶우선 내가 지금 '살림하는 남자들2'에 나오고 있는데, 제작진에게 우리 집과 가족을 보여주고 싶은 생각은 없다고 했다. 다만 살림하는 남자의 모습, 40대 중후반의 인생을 보여주고자 한다면 하겠다고 한 거다. 내가 지금 40대 중후반인데 이 남자가 안정감 있게 연이어 50대를 맞이할 것인가, 아니면 한 번 도전해서 새로운 무언가를 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며 보낼지를 보여줄 수 있지 않겠나. 이러한 생각을 기반으로 40대 중후반의 배우로서 다 이룬 한 액션 배우가 돌연 40대의 가정주부로 변한 뒤, 다시 인생을 시작하는 스토리를 생각 중이다. '나는 지금 뭐하고 있지' 생각하면서 외로움을 느끼고, 그러다 우연히 다시 연기를 접하게 되는 이야기를 구상했다. 이 이야기는 나와 같은 나이대에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인데, 액션의 느낌을 살려서 표현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자전적인 느낌도 담긴 것 같다.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영감을 얻나.
▶올해 JTBC 예능 '택배는 몽골몽골'을 통해 친구들(김종국, 차태현, 홍경민, 홍경인 등)과 몽골에 다녀왔다. 어렸을 때 얘네들과 매일 술 마시면서 보냈는데 시간이 지나니 이제 모여서 술을 먹을 수가 없는 거다. 그러다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몽골에 가자는 말이 나왔고, 진짜 가게 됐다. 너무 재밌었던 게 몽골을 횡단하다가 게르 안에서 술 마시고 다 취한 적이 있다. 그때 태현이가 노래를 부르는 걸 보는데 울컥했다. 또 한 번은 경민이가 취해서 가사를 틀리면서 노래를 부르는데 뭔가 진한 느낌을 주더라. 이런 느낌이 내 이야기에 담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주변의 모습을 보고 주제를 담아보고자 하는 것 같다.
-배우이지만 중년의 나이라 고민이 깊은 것 같다.
▶20대 초반에 빨리 40대가 되고 싶었던 적이 있다. 정말 열심히 했는데 아무리 해도 채워지지가 않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그만큼 살다 보니 자연스레 채워지더라. 그게 열심히 해서 채워진 거라 생각한다. 그런데 지금 이 나이가 굉장히 나이 든 것도 아니고 젊은것도 아니다. 물론 충분히 매력적인 나이이긴 하지만 어떤 고민을 가지고 가야 하는지, 어떤 활로를 가지고 가야 하는지, 그런 것들을 하나하나 고민하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기획이나 제작을 하나씩 직접 시도해 보는 거다.
-영어 공부를 하고 있는데, 해외 활동도 염두에 두고 있나.
▶물론이다. 작년에 '더 킬러'로 뉴욕아시안영화제를 갔는데 정말 호응이 좋았다. 그런데 내가 가지고 있는 것에 대해서 직접 어필하지 못한다는 걸 알았다. 그래서 요즘 영어공부를 하고 있다. 그래서 가족도 영어권으로 보냈다. 아이들은 그런 환경을 갖춰야 한다는 생각이고, 지금이 그 시기라 생각했다. 시기를 놓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물론 나는 하지 못했는데, 그건 변명이라 생각한다.
-올해 초 26년간 몸담았던 소속사 싸이더스HQ를 떠났다. 다음 행보는 어떻게 되나.
▶우선 지금은 조금 느슨해진 것 같다. 지금까지 작품 끝나면 바로 다시 들어가곤 해서 작품수가 많은 편이었다. 그래서 20대 대부분을 전 회사 연습실에서 살았다. 아니면 운동을 가거나 집에 있거나 그랬다. 그때보다는 확실히 느슨해졌다. 그러면서 확실히 나만의 시간을 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다. 전 회사에 26년간 있었고 올해 나왔는데, 마치 '쇼생크탈출'의 모건 프리먼 같더라. 그런데 당장 어디 들어가거나, 혹은 언제 들어갈지는 모르겠다. 그래서 내가 움직일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선 이렇게 참여도 해보고, 연대감도 만들어보고 있다. 좋은 기획자를 만나거나, 혹은 현실에 부딪혀서 무너져도 보고. 지금은 그런 시기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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