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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 내년으로 미룬 日, 연말까진 돈 푼다

김경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9 14:22

수정 2023.12.19 14:22

엔저는 스톱, 1달러당 엔화 가치 한달새 10엔 올라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연합뉴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 연합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일본은행(BOJ)이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키로 19일 결정했다. 올해 대폭 오른 임금인상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지속될지에 대해 BOJ가 충분한 근거를 찾지 못했다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내년 상반기께 통화 완화 정책이 수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BOJ 올해까진 통화완화책 유지

BOJ는 18~19일 이틀간 개최한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정책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BOJ는 지난 2016년부터 단기금리는 동결,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펴고 있다. 다만 장기금리 통제는 지난해 말부터 천천히 완화해 중장기적인 출구전략을 모색해 왔다.

BOJ는 전달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0년물 국채 금리 변동 폭 상한 목표를 기존 0.5%에서 1%로 올리되 시장 상황에 따라 1%를 어느 정도 초과해도 용인했다. BOJ는 지난해 말부터 3차례에 걸쳐 이런 식으로 장기금리 정책을 완화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이를 조정하지 않았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0월까지 19개월 연속 BOJ가 목표로 하는 2%를 웃돌았다. 하지만 BOJ는 임금 상승을 수반하는 물가안정 목표 달성에는 아직 도달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 원자재 상승에 의한 일시적 현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이날 "목표 실현을 위해 금융완화를 끈질기게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마이너스 금리 해제는 내년 상반기

시장에서는 BOJ가 당장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지는 않았지만, 내년 상반기께 정책이 수정될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일 간 금리 차로 엔화 가치가 과도하게 하락하고, 물가가 급등하는 등 대규모 금융완화에 따른 부작용이 점점 커지고 있어서다.

정책 전환 시기와 관련해 우에다 가즈오 BOJ 총재는 지난 7일 참의원(상원) 재정금융위원회에서 "연말부터 내년에 걸쳐 한층 더 도전적인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BOJ가 당분간 임금 상승 추이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정책에 따른 여파를 보고 움직일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BOJ는 특히 내년 4월 춘계 노사협상에서 기업들이 올해와 같은 큰 폭의 임금인상을 결정할지에 주목하고 있다. BOJ는 임금인상을 일본이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한 첫번째 단추로 보고 있다.

닛케이는 "임금 인상이 향후 (통화) 정책 수정의 키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Fed가 내년 3차례의 금리 인하를 예고한 만큼 일본 경제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미국이 금리 인하를 시작하면 지금처럼 엔저가 급속히 진행되진 않을 전망이다.

금리인상 내년으로 미룬 日, 연말까진 돈 푼다
앞서 움직이는 엔화

일본의 금리 정책 전환 시점이 도래했다는 평가가 잇따르면서 최근 엔화 가치는 상승했다.

지난달 중순 1달러당 152엔에 육박할 정도로 하락세를 보이던 엔화 가치가 지난 주말에는 141엔대로 올랐다. 엔·달러 환율은 현재 도쿄 외환시장에서 1달러당 142엔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일본 재계 단체인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의 도쿠라 마사카즈 회장도 전날 "시장과 어긋나는 상태를 초래하는 정책은 경제를 죽인다"며 "BOJ가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가능하면 빨리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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