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위원장은 19일 삼성생명 서초사옥 정례회의 출근길에 2기 준감위의 성과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2기를 거치면서 준감위가 회사에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게 정착됐다"면서 "자연스럽게 삼성의 준법경영문화가 체질화됐다는 게 2기의 가장 큰 성과"라고 자평했다.
내년 2월 출범할 3기 준감위 구성을 묻는 질문엔 이 위원장은 "결정된 바 없다"면서 "관계사와 여론이 2기 활동을 어떻게 평가하는 지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연임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이 위원장은 "시험은 학생이 치지만, 채점은 교수님이 한다"며 재차 말을 아꼈다. 삼성 준감위원장과 위원은 임기 2년으로 연임이 가능하다. 1기 위원장인 김지형 전 대법관은 연임 의사가 없음을 임기 만료 전 수차례 밝혔으나, 이 위원장은 공식적으로 연임에 대한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2기 준감위는 출범 이후 삼성 관계사 내 준법경영 의식 확산에 공을 들였다. 지난해 4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 위원장과 만나 향후 준감위의 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독립적인 활동 보장을 약속했다. 또 같은해 10월 위원회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이 회장은 준법경영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번 전했다. 삼성 관계사의 전국경제인연합회(현 한국경제인협회) 재가입 논의에 있어 "정경유착 고리 끊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의견을 내는 등 독자적인 목소리를 낸 바 있다.
한편, 출범 당시 지배구조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으나, 2기 임기 내 성과를 내지 못한 점은 아쉬운 대목으로 꼽힌다. 지난 2022년 1월 26일 이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지배구조 개선의 문제는 삼성이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면서 "어떤 압박에도 흔들리지 않고 위원회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고, 삼성의 준법문화 정착에 기여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 8월 공개한 삼성 준감위 2022년 연간보고서에서 이 위원장은 "아직도 명쾌한 해법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위원회와 회사 모두 다양한 모델을 연구 검토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고심 중임을 밝혔다.
또 주요 의제로 꼽힌 2017년 미래전략실(미전실) 폐지 이후 컨트롤타워 부활도 2기 준감위 임기 내 결론을 매듭짓지 못하고 공을 3기로 넘길 전망이다. 이 위원장은 "삼성이 국내 경쟁에 매몰되지 않고 세계적 기업이 돼야 국민 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며 "이를 위해서는 컨트롤타워라는 함장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컨트롤타워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한 바 있다.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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