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국민의힘이 이르면 이번 주말에 비상대책위원장 후보를 지명할 전망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은 당 원로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방침이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를 찾아 일각에서 제기하는 자신의 약점에 대해 적극 반박하는 등 사실상 자신에 향한 기대에 응답하는 모습을 보였다.
19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윤재옥 권한대행은 오는 20일 상임고문단 회의를 열어 비대위 인선을 논의할 계획이다.
김기현 전 대표의 사퇴 이후 잇따라 열린 의원총회와 연석회의에서는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선임을 놓고 격론이 펼쳐졌다. 친윤석열계를 비롯한 주류는 국민 지지도가 높은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에 적격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는 반면 비주류 일각에선 한 장관의 정치 경험 부족을 지적하는 등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상황이다.
■韓비대위 갑론을박속 신중론
비대위원장 지명 권한을 가진 윤 권한대행은 최대한 말을 아끼며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한 장관의 역할론을 두고 일각에서 비대위원장 대신 선거대책위원장을 맡겨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자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원로들의 의견은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지명 여부를 가를 관건이 될 전망이다. 국민의힘 상임고문단에는 정의화 전 국회의장, 안상수 전 한나라당 대표, 황우여·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이재오 전 의원 등이 포함돼 있다. 한 장관 대세론이 굳어지는 상황에서 그간 당 상황과 관련해 말을 아껴온 원로들이 한 장관을 향해 비토권을 던질 경우 기류가 바뀔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명 시기를 두고도 윤 권한대행은 신중론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윤 권한대행은 오는 20일 예정된 예산안 처리가 늦어질 경우 비대위원장 임명도 늦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같이 윤 권한대행이 한동훈 대세론과 시기를 두고 말을 아끼는 건 섣불리 한쪽에 힘을 실을 경우 내홍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 수준의 의견 수렴을 강조한 윤 권한대행은 상임고문단 회의 주재 이유에 대해 "나중에 결과가 발표됐을 때 '왜 우리 의견은 듣지 않느냐'는 불만이 가급적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헌당규상 1월 10일 공천관리위원회를 출범해야 하는 데다 지명이 늦어지면 수장 공백으로 인한 혼란이 장기화될 수 있어 이번 주 중에는 결단을 내리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온다.
■전면 나선 韓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
한 장관은 자신에 대해 상반된 평가가 나오는 상황에서 한 발 물러나기보다 전면에 서는 것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 전 기자들과 만나 '정치 경험이 전무하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세상 모든 길은 처음에는 다 길이 아니었다"며 "많은 사람들이 같이하면 길이 되는 것이다. 진짜 위기는 경험이 부족해서라기보다, 과도하게 계산하고 몸을 사릴 때 오는 경우가 더 많았다"고 반박했다.
또 한 장관은 더불어민주당이 자신을 '윤석열 대통령 아바타'로 규정한 것을 두고 "모든 공직자와 정치인은 국민을 위해 일하고 협력하는 관계라고 생각한다"며 "주로 민주당에서 그런 얘기를 하시는데 자신들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맹목적으로 추종하고 절대복종하니까 남들도 그럴 것이라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반격했다.
다만 비대위원장으로 거론되는 데 대해선 "제가 어떤 제안을 받은 게 아니라 특정 정당의 비대위 구성에 대해 공개적으로 말할 입장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건희 여사 특검법 추진과 관련된 의견도 내놨다. 한 장관은 "법 앞에 예외는 없어야 한다. 국민들이 보시고 느끼시기에도 그래야 한다"면서도 "다만 그 법안들은 정의당이 특검을 추천하고 결정하게 돼있지 않나. 수사상황을 생중계해야 하는 독소조항까지 들어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다음 총선에서 민주당이 원하는 선전선동을 할 수 있게 시점을 특정해서 만들어진 악법"이라며 "그런 악법은 국민들의 정당한 선택권을 침해하는 문제가 있다. 그런 점을 고려해 국회의 절차내에서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stand@fnnews.com 서지윤 정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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