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검찰 '돈봉투' 수사 속도전… 송영길 이르면 내달 초 기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19 18:05

수정 2023.12.19 18:05

檢 돈봉투 수수 혐의로 7명 언급
이정근 녹취록 근거 명단 구체화
현역의원 대상 특정 작업 '속도'
검찰 '돈봉투' 수사 속도전… 송영길 이르면 내달 초 기소
검찰이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 수사가 급물살을 타게 됐다. 법조계에선 검찰이 이르면 2024년 1월 첫째주에 송 전 대표를 기소할 것으로 본다. 구속기한 20일이 만료되는 시점이다. 이미 윤관석·이성만 의원을 재판에 넘긴 검찰은 관련 의혹을 받는 다른 현역의원 수사에도 속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 "금품수수 일부 관여한 점 소명"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자정께 송 전대표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유 부장판사는 "거액의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고 당대표 경선과 관련한 금품수수에 일정 부분 관여한 점이 소명되는 등 사안이 중하다"고 발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인적, 물적 증거에 관해 수사 과정에서 확인된 피의자의 행위 및 제반 정황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염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돈봉투 의혹의 핵심 관계자로 지목된 윤관석 무소속 의원,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과 박용수 전 보좌관 등도 구속된 바 있다.

송 전 대표는 전당대회를 앞둔 2021년 3~4월 총 6650만원이 든 돈봉투가 민주당 국회의원, 지역 본부장에게 살포되는 과정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이를 위해 스폰서로 지목된 사업가 김모씨, 이성만 무소속 의원으로부터 송 전 대표가 각각 부외 선거자금 5000만원, 1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의심한다. 아울러 송 전 대표는 2020년 1월∼2021년 12월 외곽 후원조직인 평화와 먹고 사는 연구소(먹사연)를 통해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이 중 4000만원은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으로부터 소각 처리시설 인허가 청탁 대가로 받은 뇌물이라고 보고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제3자 뇌물) 혐의를 적용했다.

송 전 대표는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송 전 대표는 지난 18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하며 검찰이 불법 정치자금 8억2000만원을 수수 혐의에 대해 "제가 받은 게 아니라 '먹고사는 문제 연구소(먹사연)' 공식적 후원 계좌로 들어온 금액이 공식적으로 투명하게 보고된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날 오후 4시 35분께 영장실질심사를 마친 후에도 취재진에게 "전화했다고 증거인멸이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불공정한 게임"이라며 검찰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웠다. 송 전 대표는 검찰이 제기한 일부 의혹에 대해 "별건 수사"라며 비난한 바 있다.

■ 현역의원수사 속도전 나서나

구속 영장 빌부로 인해 수사 정당성을 얻은 검찰은 나머지 현역 의원 수사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혐의가 있는 민주당 의원 20명의 명단을 특정했다.

검찰은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정곤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윤관석 의원과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위원 정당법 위반 등 혐의 재판에서 돈 봉투를 수수한 것으로 지목된 현역 의원 7명의 실명까지 언급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증인 신분으로 출석한 강씨에게 "증인은 검찰 조사 당시 윤 의원이 2021년 4월 29일 돈봉투를 살포한 의원들로 이성만·임종성·허종식·김영호·박영순·이용빈·윤재갑 7명 정도라고 진술한 것이 사실이냐"고 물었다.

이에 강씨는 "너무 조심스러운 입장이라 그분들이 맞는지 정확한 기억이 없다"며 "기억을 되살린 것이기 때문에 정확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검찰은 2021년 4월 28일과 29일 각각 10봉투씩 두 차례 돈봉투가 살포됐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미 지난달 2일에도 임종성·허종식 의원에 대해 압수수색에 나선 바 있다. 앞서 기소된 이정근 전 민주당사무부총장 재판에선 녹취록을 통해 현역 의원들에 대한 의혹이 커지는 상황이다.


검찰은 지난 10월 23일 열린 돈봉투 의혹 재판에서도 '이정근 녹취록'을 근거로 명단을 구체화 하고 있다. 녹취록에서 윤관석 의원은 이 전 사무부총장에게 "인천 둘 하고 종성이는 안 주려고 했는데 '형님, 우리도 주세요'라고 해서 3개 빼앗겼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사무부총장은 "여기서 '인천 둘'은 이성만·허종식 의원, '종성이'는 임종성 의원이 맞느냐"는 검사 질문에 "네"라고 답한 바 있다.

koreanbae@fnnews.com 배한글 정원일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