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천 초반부터 계파갈등 시끌
與 일각 "윤심이 당 흔든다" 불만
野 ‘친명 일색’ 총선기획단에 갈등
"지도부에 좌우되는 공천 바뀌어야"
與 일각 "윤심이 당 흔든다" 불만
野 ‘친명 일색’ 총선기획단에 갈등
"지도부에 좌우되는 공천 바뀌어야"
■"공천학살 시작됐다"…여야 모두 '계파' 자리싸움 시작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 사퇴 및 장제원 의원 불출마 등을 겪으며 이른바 '윤심'이 차기 지도부 선출 및 총선에 당을 흔들고 있다는 불만이 연일 분출되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 13일 김기현 대표가 전격 사퇴하며 당이 발칵 뒤집혔다. 김 전 대표 사퇴에 대통령이 개입했다는 의혹과 함께 친윤(친윤석열)계가 대통령의 최측근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옹립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며 비윤계가 공개적으로 반감을 표출한 것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15일 의원총회와 18일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토론을 벌였으나 양 계파가 첨예하게 대립했다.
일각에서는 일련의 사태에서 "보이지 않는 손이 개입했다"고 바라보며 '수평적 당정 관계' 재정립을 요구하고 있다. 총선 승리를 위해 대통령이 먼저 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며 공천에 대한 불안감이 더해가는 모습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3일 "(의원들은) 김 대표가 본인들의 공천을 보장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컷오프시켜 버리지는 않는다는 정도의 연대 관계가 있을 것"이라며 "그런데 그게 불편한 사람이 김 대표를 쫓아내려고 한다. 초·재선 의원들의 공천에 대해서 손을 대고 싶은 사람이 보이지 않는 손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친명(친이재명)계와 비명계로 나뉘어 계파갈등의 골이 깊던 민주당은 최근 당 지도부와 총선기획단이 '친명 일색'으로 재정립되며 공천을 둘러싼 갈등이 더욱 치열해졌다. 특히 선출직 공직자 평가 하위 10%인 현역 의원의 경선 득표 감산비율을 현행 20%에서 30%로 확대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까지 강행되며 비토 분위기가 형성되는 모습이다.
이에 더해 최근 실시된 후보자 검증에서 계파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온다는 지적이 제기되며 파장은 계속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이종권 고문치사 사건'에 연루된 친명계 정의찬 당 대표 특보에 적격 판정을 내렸으나 논란이 일자 "규정을 잘못 본 업무상 실수"라며 결과를 번복했다. 반면 친명계 조정식 사무총장의 지역구에 출마를 준비 중이던 김윤식 전 시흥시장과 친낙계 최성 전 고양시장은 부적격 판정을 받으며 "공천학살이 시작됐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지도부 중심 '공천권'…"상향식 개혁 필요"
양당 모두 당헌·당규상 공천관리위원장 임명 권한은 당 대표 또는 당 지도부가 가지고 있으며, 공관위원장이 공관위원을 구성하도록 돼 있다. 지도부의 의중이 공천에 막강한 영향력을 끼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과적으로 선거철마다 일어나는 갈등의 핵심은 '공천권자가 누구인지'가 포인트다.
일례로 2008년 18대 총선에서 친이(친이명박)계인 이방호 사무총장이 공천을 주도하며 친박(친박근혜)계를 공천에서 배제해 논란이 일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뒤인 19대 총선에서는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그립을 잡으며 친이계를 향한 보복공천이 이뤄졌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는 비박(비박근혜)계인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 대표가 비박계의 잇단 공천 탈락으로 지도력에 타격을 받자 반기를 들었다. 김 대표는 친박계 후보들의 공천을 두고 공천장에 대표 직인 날인을 거부하며 '옥새파동'을 벌였다.
문제 해결을 위한 공천개혁 움직임도 있었으나 번번이 저지됐다. 2015년에는 김 대표와 문재인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공천혁명을 선언하며 '오픈 프라이머리(완전 국민경선제)' 도입을 논의했으나 문 대표가 이를 반대하며 무산되기도 했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공천권자에 따라서 주관적인 질적 평가가 들어가 있는 항목을 통해 결정한다면 사실은 그 당권파가 아닌 계파들은 공천학살을 당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며 "짬짜미가 이뤄져 내 식구를 더 좋게 해주려고 하는 것은 당연지사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처럼 제식구 감싸기용 부실검증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채 교수는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에 대해서도 "당 대표가 바뀌더라도 어떤 상황 속에서 시스템이 변하지 않아야 한다"며 "그런데 대표가 바뀔 때마다 룰이 계속 바뀐다. 방식 자체가 불안정하다"고 평했다.
act@fnnews.com 최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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