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뉴시스] 이도근 기자 = 충북 충주시 수안보에 있는 관광호텔 온천사우나 여탕에 남성 2명이 실수로 출입하는 일이 벌어졌다. 경찰은 적용법리를 고민하는 가운데 호텔 측이 적절한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20일 경찰 등에 따르면 30대 여성 A씨는 지난 7일 오후 7시40분께 충주시 수안보의 한 관광호텔 온천탕에 들렸다가 봉변을 당했다.
온천에서 씻고 나와 옷을 모두 탈의한 채로 머리를 말리고 있는데, 50대로 보이는 남성 2명과 거울로 마주쳤던 것이다.
깜짝 놀란 A씨는 소리를 질렀고, 남성들도 A씨를 마주친 뒤 놀라서 뒤돌아 뛰쳐 나갔다.
A씨는 즉각 항의했고, 해당 남성들은 '술에 취해 실수로 잘못 들어갔다'라며 고의가 아니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특히 호텔 측의 안일한 대응이 괘씸하다는 입장이다.
호텔 측은 소동이 벌어진 뒤 'CCTV를 확인해보니 사우나 매표소 여직원이 남자들에게 열쇠를 주고 전화통화를 하는 사이 여탕 쪽으로 들어간 것 같다',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A씨는 심각한 사안임에도 보상금 등을 제시하며 무마하려고 하는 호텔 측과 사과도 하지 않는 남성들의 행태에 화가 난다며 민·형사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성적 수치심으로 병원 정신과 진료를 받고 약물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여탕에 들어갔던 남성 2명은 A씨의 신고에 따라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충주경찰서는 성폭력처벌법상 성적목적을 위한 다중이용장소 침입 혐의로 50대 남성 2명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노동조합 단체 임원들로,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가 회식 후 술을 마시고 실수로 여탕에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적용 법리를 두고 고민하고 있다. 남성들이 고의성을 가지고 여탕에 입장했다면 성폭력특례법이나 주거침입죄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으나, 정황상 단순 실수로 보이기 때문이다.
조사과정에서 이들이 노동조합 단체 임원들로 연수 프로그램에서 회식 후 술을 많이 마셨고, 사우나 예약을 한 사실도 확인됐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조사에서 남성들에게 고의성이 없는 것으로 보여 형사 입건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ulha@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