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자인 20대 남성 A씨는 20일 오전 블로그 게시물을 통해 "미스치프가 말하는 짓궂은 장난을 치고 싶었다"며 "죄송합니다. 아니 안죄송해요. 전 예술을 한 것 뿐이에요"라고 주장했다. 미스치프는 미국 아티스트 그룹이다.
A씨는 "스펠링을 틀린 건 조금 창피하다. 하트를 검은색으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미스치프의 이름을 적지 못한 것이 가장 후회된다고 적기도 했다.
이어 "다들 너무 심각하게 상황을 보는 것 같다"며 "그저 낙서일 뿐이다. 숭례문을 불태운 사건을 언급하면서 끔찍한 사람으로 보는데 그럴 일은 없을 것 같다"고 적었다.
아울러 A씨는 지난 17일 범행 직후 '인증 사진'까지 이 블로그에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사진과 함께 "제 전시회 오세요. 곧 천막 치고 마감될 것"이라며 "입장료는 공짜고 눈으로만 보라"는 글을 적었다.
앞서 A씨는 지난 17일 오후 10시 20분께 영추문 좌측 담장에 길이 3m, 높이 1.8m의 규모로 붉은색 스프레이를 이용해 특정 가수와 앨범 이름을 쓴 혐의(문화재보호법 위반)를 받는다. 지난 18일 11시 45분께 서울 종로경찰서로 자진출석해 6시간가량 조사를 받았다.
한편 지난 16일 '첫번째 낙서'를 한 10대 남녀 피의자 2명도 전날 경찰 조사에서 '돈을 주겠다'는 지인의 제안을 받고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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