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서울 도심에서 롤스로이스 차량으로 여성을 들이받아 숨지게 한 남성이 검찰로부터 징역 20년을 구형받은 가운데, 피해자 유족이 가해자를 엄벌에 처해달라고 호소했다.
피해자 친오빠 A씨는 20일 공개된 유튜버 카라큘라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얼굴을 공개하고 "가해자와 합의할 생각이 조금도 없다"고 강조했다.
A씨는 "만약 실수로 그런 일을 저질렀다면 먼저 제 동생을 그 자리에서 조금이라도 도와주고, 그 이후로는 동생과 가족을 위해 사죄하고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며 "그런 것 하나 없이 자기 빠져나갈 구멍만 찾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A씨는 가해자가 구속 전까지 연락 한 번 없다가 결심 공판 전 합의를 시도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저와 제 가족은 가해자의 태도를 보고 합의는 절대 없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평생 감옥에서 죄책감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모님이) 많이 힘들어하신다. 두 분 원래 활발하시다"며 "사람 만나는 것도 좋아하고 운동하시는 것도 좋아하셨는데, 지금은 거의 밖에도 못 나가고 집에만 계신다"고 전했다.
아울러 A씨는 "제 동생이 있어서는 안 될 비극적인 일을 당했는데, 만약 가해자가 형량을 적게 받거나 인정하고 납득할 수 있는 형량이 안 나온다면 앞으로 제 동생과 같은 피해자가 계속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들을 위해 경각심을 줄 만한 정도의 형량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피해 여성은 지난 8월 저녁 8시 10분께 강남 압구정역 인근에서 사고를 당했다. 차량 운전자 신모 씨(28)는 당시 향정신성의약품인 미다졸람 등을 투약한 채 차량을 몰다 인도로 돌진해 피해자를 들이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는 뇌사 상태에 빠졌고 결국 지난 11월 25일 숨졌다.
검찰은 신 씨에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사·도주치사 혐의를 적용하고 징역 20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한편 신 씨 변호인은 사건 당시 현장을 이탈한 것에 대해 "피해자의 상태를 확인하고 2분 동안만 의사를 데려올 생각에 현장을 이탈했고 돌아와 경찰에 스스로 신고했다"고 주장했다.
신 씨는 최후 진술에서 "유가족께 사죄할 마지막 기회"라며 "고통스러웠을 고인과 평생 고통스러울 유가족께 죄송하고 제 잘못을 평생 뉘우치고 사죄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hsg@fnnews.com 한승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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