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의 50~60%는 알츠하이머병을 포함한 신경 퇴행성 치매이지만, 과도한 음주로 인해 발생하는 알코올성 치매도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알코올성 치매는 65세 미만의 젊은 치매 환자의 약 10%를 차지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음주 습관을 교정함으로써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 알코올성 치매는 알코올 과다 섭취로 인해 우리 뇌가 반복적인 손상을 입으면서 발생한다. 알코올에 의한 뇌 손상은 인지기능을 담당하는 뇌 구조물을 변화시키는 것 외에도 소뇌 및 뇌간의 뇌 손상으로 인해 떨림, 보행 시 비틀거림, 안구운동장애 등의 증상도 유발할 수 있다.
흔히 '필름이 끊긴다'라고 표현하는 '블랙아웃(black-out)' 현상은 음주 중 있었던 일을 기억하지 못하는 현상이다. 블랙아웃 현상이 반복되면 장기적으로는 심각한 뇌 손상을 일으켜 치매에 이르게 된다. 성격 변화도 알코올성 치매의 또 다른 증상이다.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는 전두엽이 알코올에 의해 손상되면 충동적 또는 폭력적인 성향을 띠게 된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임재성 교수는 "술을 마시고 필름이 끊긴다면 알코올성 치매 위험신호일 수 있어 주의해야 하며 치료와 금주 프로그램을 병행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과도한 음주는 알코올 지방간을 만들고 그 상태에서 음주를 계속하면 약 20~30%가 알코올 간염으로 진행될 수 있다. 알코올 간염환자가 음주를 지속할 경우 38~56% 정도가 간경변증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알코올 간경변증 환자의 7~16% 가량에서 간세포암종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간질환은 대부분 초기 증상이 없고, 건강검진에서 간 수치 이상이 확인되거나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 간질환 여부를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지방간은 오른쪽 상복부의 불편감이나 둔한 통증, 피로감, 식욕부진 등의 증상이 생긴다. 알코올성 간염은 무력감, 피로감, 발열, 오심과 구토, 식욕 부진,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간경변증은 식욕 부진, 소화불량, 복부 불쾌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복수가 차면 복부 팽만감과 하지 부종이 발생하고 심하면 숨이 차기도 한다. 간경변증이 심해지면 위와 식도 정맥이 혹처럼 부풀어 오르는 정맥류가 생길 수 있고, 피를 토하거나 정신이 혼미해지는 간성혼수가 발생할 수 있다. 알코올 간질환 환자가 음주를 지속하면 어떤 약을 투여하더라도 간이 지속적으로 손상된다. 따라서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은 완전히 금주하는 것이다.
음주 후 복부 통증이 나타나면 급성 췌장염을 의심할 수 있다. 급성 췌장염은 명치나 배꼽 주변의 상복부 통증으로 시작해 등 쪽이나 가슴, 아랫배 쪽으로 뻗어 나간다. 췌장이 등 뒤쪽에 위치해 있어 가만히 누워 있으면 더 심해지고 쭈그리고 앉아 있으면 호전되는 양상을 보이며 심한 경우 구토를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합병증으로는 췌장 괴사, 가성 낭종, 췌장 농양, 담관 폐쇄, 다발성 장기부전이 있다. 특히 다발성 장기부전은 급성 췌장염에 의한 주 사망 원인으로 주의가 필요하다. 아울러 장기간 음주 후 사타구니 통증이 있다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의심할 수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장기간의 과도한 음주, 다량의 부신피질 호르몬 투여, 외상력 등이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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