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8척 이상의 화물선이 홍해 피해 항로 바꿔
컨테이너당 운임 급등, 1개당 1만달러까지 치솟아
미국 등 약 20개국에서 홍해 안전 보장을 위해 함대 구성
철도 및 비행기 통한 대체 운송 루트도 논의중
[파이낸셜뉴스] 예멘의 후티 반군이 지난달부터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오가는 해외 상선들을 집중 공격하면서 물류 업계의 타격이 숫자로 드러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약 20개 국가들은 무역로 보호를 위해 홍해에 함대를 보낼 예정이다.
21일(이하 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는 스위스 물류업체 ‘퀴네 앤드 나겔(Kuehne+Nagel)’을 인용해 이날 기준으로 210만개 이상의 컨테이너를 실은 158척의 배가 홍해를 피해 다른 항로를 택했다고 전했다. 영국 컨설팅업체 MDS 트랜스모달은 경로를 바꾼 화물 가치에 대해 컨테이너 1개당 5만달러로 계산하여 1050억달러(약 136조7100억원)에 달하는 화물이 피해를 입었다고 분석했다.
같은날 오전에는 중국 상하이에서 영국으로 가는 40피트(약 12m) 컨테이너 1개(1FEU)당 해운 운임이 1만달러(약 1302만원)까지 치솟았다. 해당 구간의 운임은 지난주만 해도 20피트(약 6m) 컨테이너 1개(1TEU)당 1900달러, 1FEU당 2400달러였다.
선박이 홍해와 수에즈 운하를 피해 아프리카 남단을 돌아갈 경우 항해 기간은 약 10~14일 추가된다. 이스라엘 최남단의 에일랏 항구 관계자는 후티 반군의 공격이 강화된 이후 항구 물동량이 85% 줄었다고 밝혔다.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지난 10월 7일 마찬가지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자 이에 합류했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이 반격에 나서자 무인기(드론)과 미사일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을 직접 공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난달 19일 이스라엘 선박을 나포하겠다고 협박했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 선박 뿐만 아니라 파나마나 기타 이스라엘과 무관한 선박들까지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공격했으며 선박을 나포하기도 했다. 지난달 이후 최소 10척의 선박이 후티 반군의 공격 및 위협을 받았다.
이에 미국은 지난 18일 다른 해외 파트너들과 함께 연합함대를 꾸려 홍해의 안전한 통행을 보장하는 ‘번영의 수호자 작전’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21일 발표에서 약 20개국의 해군이 함대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창설 초기에는 영국, 바레인, 캐나다,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노르웨이, 세이셸, 스페인 등 12개 이상의 국가가 동참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후티 반군의 지도자 압델 말렉 알후티는 20일 반군이 운영하는 알마시라TV 연설에서 "미국이 우리나라를 겨냥해 더욱 관여함으로써 긴장을 고조시키는 우를 범한다면 우리는 그들을 직접 겨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군함과 미국의 이익, 미국의 항해를 우리 미사일과 드론의 공격 목표로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류 업계에서는 일단 대체 무역로를 검토 중이다. 대륙 횡단철도나 파나마 운하,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 및 요르단의 아카바 항구를 이용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항공운송도 대안 가운데 하나다. 이스라엘의 국제 화물 결제 플랫폼 플레이토스의 유라 레빈 리서치 대표는 중국과 북유럽을 잇는 항공 운임이 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해당 운임이 11월 말부터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번 주에는 수요가 증가해 운임도 뛰었다면서 "1kg당 3.95달러이던 것이 4.45달러로 13%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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