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보험사기 수준" 지적
당국 비급여 치료 기준 마련 촉구
실손보험 지급보험금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 물리치료, 비급여 주사 등 비급여 지급보험금으로 나타난 가운데 보험사기 의심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앞서 보험업계는 상생금융 차원에서 지난해 약 14.2% 오른 실손보험료를 1%대 인상하는 것에 그쳤지만, 과잉진료 사례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향후 실손보험료 인상 폭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국 비급여 치료 기준 마련 촉구
24일 보험업계는 한방병원의 과잉주사제 처방 사례, 회사복지 차원 의료비 지원에 대해 "보험사기에 가까운 과잉청구로 이득금지의 원칙이 훼손될 경우 그 피해는 선량한 보험계약자가 분담하게 된다"고 밝혔다.
실제 올해 3·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각각 154.9%, 114.5%로 전년 대비 각각 23.2%, 25.7% 급등했다. 비급여 지급보험금 증가로 지난해 전체 손보사 지급보험금(10조9000억원)에서 10대 비급여(3조8000억원)가 35%를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새나가는 비급여 지급보험금을 줄여 실손보험료 인상 폭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3·4세대 실손의 경우 통원 한 번에도 고가 도수치료 항목의 과잉처방 등 과잉치료 유인이 존재한다"며 "물리치료와 비급여 주사제의 평균가격 등을 고려, 각 항목마다 통원 1회당 한도를 설정하는 등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 3·4세대 실손보험의 경우 연간보장금액(250만~350만원)과 연간 통원횟수(50회) 한도는 존재하지만, 통원 1회당 보장한도는 제한이 없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보험사 입장에서 보험금 부담이 커질 경우 장기적으로 보험료 인상분을 소비자에게 이전할 가능성이 있다"며 "보험금이 과도하게 올라갈 경우 보험 산업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규제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와 당국도 비급여 지급보험금 증가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실무협의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앞서 지난해 1월 금융위원회는 금융감독원, 보험연구원, 보험협회 등과 함께 '지속가능한 실손보험을 위한 정책협의체'를 발족했다. 금융당국은 해당 회의를 통해 보험업계, 유관기관과 실무협의체를 구성, 보험금 누수방지를 위한 보험사기 사전예방 강화방안 등 제도개선 과제를 발굴·논의할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금융당국과 업계의 비급여 관리도 중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보건당국에서 나서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앞서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 또한 "도수치료 등 비급여 근골격계 질환 치료행위에 대한 의학적·합리적 기준을 보건당국에서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