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방위력 고도화에도..北 강경일변도
韓총선·美대선·日실각 선거철 비집고 존재감
北, 트럼프와 핵군축협상 노리고 무력시위 전망
"尹정부, 北 포용해 트럼프 협상 국면 대비해야"
하지만 中도 한미일 선거철 관망..한일중회의도 연기
韓총선·美대선·日실각 선거철 비집고 존재감
北, 트럼프와 핵군축협상 노리고 무력시위 전망
"尹정부, 北 포용해 트럼프 협상 국면 대비해야"
하지만 中도 한미일 선거철 관망..한일중회의도 연기
[파이낸셜뉴스] 윤석열 정부가 한국·미국·일본 결속에 외교역량을 치중한 가운데 새해에 3국 모두 권력 변동기를 맞는다. 북한은 이를 틈타 핵 위협을 고조시키며 존재감을 키우려는 태세다. 중국도 관망하는 입장으로 돌아섰다.
북한은 연말이 다가오면서 잇달아 굵직한 도발에 나섰다. 러시아의 기술자문을 받은 군사정찰위성 발사에 이어 고체연료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고각발사 도발을 한 달 사이에 연이어 감행한 것이다. 발언 수위도 최고조에 이르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선전매체를 통해 “적이 핵으로 우리를 도발해올 때에는 주저 없이 핵 공격도 불사하겠다”면서 ‘핵 공격’을 직접 언급하며 위협했다.
북한은 새해에도 핵 고도화 위협을 고조시킬 전망이다. 이번 주 중에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 예정인데, 새해 정책방향을 결정해 통상 새해 첫날에 선전매체가 보도하는 김 위원장의 결론발언에 담을 것으로 보인다. 정찰위성과 탄도미사일 추가발사, 나아가 7차 핵실험도 언급될 수도 있다.
북한의 이 같은 강경일변도는 한미일 연합방위도 가장 고도화되고 있는 시기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현재 한미 간에는 핵협의그룹(NCG)를 통한 사실상 핵 공유에 준하는 확장억제 강화가 진행 중이고, 한미일은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 실시간 공유 체계를 가동하며 내년 연합훈련 계획도 수립한 상태다.
그럼에도 북한이 군사적 위협을 고조시키는 건 한미일 모두 내년에 권력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우리나라는 내년 4월에 총선, 미국은 11월에 대선을 앞두고 있다. 일본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의 비자금 스캔들로 3월 조기사퇴설이 나오고 있고, 임기를 채우더라도 9월에는 물러난다. 4월 한미 워싱턴선언이나 8월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합의 자체는 변함이 없겠지만, 이를 주도한 세 정상들의 권력이 약화되거나 잃을 수 있는 기로라는 것이다.
북한이 특히 주목하는 건 미 대선이다. 현재로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해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직접 정상회담에 나서 비핵화 협상을 시도한 바 있다. 당시에는 뚜렷한 성과가 없었지만,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 출구가 없는 북한 입장에선 다시 트럼프 전 대통령과 협상 테이블에 앉는 것을 희망할 수밖에 없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북측이 ICBM 발사 도발 배경으로 NCG과 미 핵잠수함 미주리함 한반도 전개를 지목한 것을 언급하며 “북한이 미국을 상당히 의식하고 있는 것을 알려주는 대목이다. 특히 내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 진영이 다시 출현하게 된다면 핵 군축협상을 이끌려고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내년에 정찰위성 추가발사와 ICBM 정상각도 발사, 핵잠수함 개발 및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 등 고강도 대(對)미 무력시위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북한의 바람대로 트럼프 정권이 다시 출현하고 북미 협상 국면으로 접어들면 북핵 문제에 있어 우리나라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북한이 트럼프 정권 가능성에 베팅을 하는 것에 대응해 윤석열 정부도 대북정책에 변화를 줘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양 총장은 “북한이 트럼프와 핵협상 체제로 전환하면 한반도 문제에서 우리나라는 소외될 것”이라며 “미 대선 동향을 보며 대북정책에 융통성을 불어 넣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한반도 상황 안정적 관리를 위해 북한을 포용하는 자세, 북한에 영향을 미치는 중국을 중재자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중국의 도움을 구하는 건 한미 차원에서도 밝힌 방침인데,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북한처럼 한미일 권력변동기를 고려해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어서다. 권력이 불안한 상태의 한미일과 섣불리 무얼 주고받기보다, 북한의 무력시위로 하여금 견제를 하며 지켜보는 것이다. 당장 연내 개최 전망이던 한일중 정상회의도 중국이 발을 빼면서 미뤄졌고, 내년 상반기 내 개최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가안보실 정책자문위원인 강준영 한국외대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중국은 우리 총선과 기시다 총리 실각 가능성 등을 지켜보려는 것 같다”며 “한일이 미 기조를 따르는 양상이니 미중관계와 경기회복에 일단 집중하면서 한일 권력의 향방을 관망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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