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마약 투약 혐의로 경찰 조사를 여러 차례 받아온 배우 이선균씨(48)가 27일 사망하면서 2개월간 진행됐던 관련 수사가 종결됐다. 수사를 이어온 인천경찰청 마약범죄 수사계는 이씨와 함께 투약한 혐의를 받은 유흥업소 실장 A씨 등을 재판에 넘겼지만 배우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배우 이선균씨와 가수 지드래곤(35·활동명 권지용) 마약 혐의 수사는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일각에서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이 나오자 경찰은 "강압수사는 없었다"며 "적법절차에 따라서만 수사를 진행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억울하다" 호소했던 이씨 숨진 채 발견
이선균씨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서울시 종로구 와룡공원 근처에 세워둔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10시 12분께 ‘남편이 유서 같은 메모를 작성하고 집을 나섰다. 어제까지는 연락이 됐다. 차량도 없어졌다’는 112신고를 접수하고 수색에 나서 18분 만에 이씨를 발견했다. 이씨는 발견 당시 의식이 없었으며 차량 안에는 번개탄이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상 대마·향정 혐의로 입건돼 최근까지 경찰 수사를 받아 왔다. 현재까지 경찰이 확보한 것은 유흥업소 A씨의 진술과 이씨의 진술이다. 하지만 이씨가 마약을 했다는 물리적 증거를 잡지는 못했다.
경찰은 그동안 이씨에 대해 소변을 활용한 간이 시약 검사, 모발을 채취해 진행한 1차 정밀 감정, 체모 등을 추가해 진행한 2차 정밀감정 등을 진행했지만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이씨는 지난 23일 세 번째로 경찰에 소환돼 19시간 동안 강도 높은 밤샘 조사를 받았다.
경찰 수사의 쟁점은 '자발적 투약 여부'다. 이씨는 마약 투약 혐의에 대해 "A씨가 나를 속이고 마약을 줬다. 그게 마약인 줄은 몰랐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씨는 해당 사건으로 인해 협박을 받아 "3억원이 넘는 돈을 뜯겼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지난 26일에도 이씨는 "경찰은 저와 공갈범 사이에 어느 쪽에 진술 신빙성이 있는지 판단해 주길 바란다"고 말하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씨측 변호인은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의뢰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에 제출했다.
이선균·지드래곤 사건 모두 종결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2개월여간 이선균씨와 지드래곤의 마약투약 여부를 조사했으나 두 사건 모두 물리적 유죄 증거를 밝히지 못한 채 종결하게 됐다. 앞서 경찰은 지드래곤의 경우 '무혐의' 판단을 내리고 불송치한 바 있다. 이선균씨의 경우 투약여부에 대한 진술은 받아냈으나 검사를 통한 물리적 증거와 자발적 투약 여부는 끝내 밝히지 못했다. 권씨와 함께 강남 유흥업소를 방문한 연예인과 유흥업소 직원 등 6명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으나 혐의를 입증할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인천경찰청 관계자는 2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씨가 세상을 떠난 것에 대해 "수사 도중 고인이 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강압 수사가 전혀 없었다. 이씨측이 제안한 거짓말탐지기 조사는 검토중이었다"고 밝혔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전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지드래곤 수사가) 불송치 종결됐다고 무리한 수사를 했다는 견해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박한 바 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노유정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