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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국 분절화 심화되면 韓 수출, 10% 빠진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27 16:22

수정 2023.12.27 16:22

한은, BOK이슈노트 보고서 발간 주요국 분절화-보호무역 강화 시 수출에 ‘부정적’...다변화는 ‘긍정적’ 요소 "수출 품목별·지역별 다변화하고 산업 경쟁력 강화해야"
1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12.1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사진=뉴스1
11일 부산항 신선대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가득 쌓여 있다. 2023.12.11/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사진=뉴스1
[파이낸셜뉴스]주요국들의 무역장벽이 강화될 경우 우리나라 수출이 최대 10% 감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일부 국가 및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수출 특성상 수출 다변화를 추진하고 산업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요국 무역 규제 강화 등 ‘글로벌 교역환경’ 변화 가속화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최근 글로벌 교역환경 변화의 배경과 영향’에 따르면 지난 1990년대 중반 이후 자유무역주의 확산과 중국의 WTO 가입으로 글로벌 교역은 높은 성장세를 나타냈으나 지난 2010년대부터 선진국의 저성장과 보호무역 움직임, 중국의 글로벌 생산 거점 역할 축소 등으로 둔화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주요국들이 자국 내 핵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산업정책과 무역 규제를 강화 중이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기후 위기를 대응하기 위한 자국 산업 경쟁력 확보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미·중 갈등으로 기업의 교역 및 투자 결정 시 경제적 요인 외에도 지정학적 요인까지 고려하면서 지역적 분절화도 나타나고 있다. 기업 해외 투자의 경우 미·유럽지역을 중심으로 우방국(프렌드쇼어링) 또는 인근지역(니어쇼어링)으로의 투자가 증가했지만, 대중 투자는 감소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구조도 전환 중이다. 중국의 잠재성장률이 하락하는 가운데 투자·수출 중심에서 내수 활성화와 첨단산업의 자립도를 제고하는 방향으로 성장전략을 전환하면서 주변국들에 대한 파급 영향이 약화하고 있다.

■미·중 등 주요국 보호무역 시 “수출 최대 10% 빠진다”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이에 한은이 일반균형모형을 통해 글로벌 교역환경 변화에 대해 시나리오 분석한 결과 국내 수출은 일부 국가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글로벌 분절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큰 편이나 수출 다변화에 대한 이득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주요국들이 전기전자 및 운송장비 등 첨단 산업 자급률을 높이고자 수입관세를 부과하면 우리 수출은 장기적으로 해당 산업을 중심으로 3% 내외 감소하며, 글로벌 수출은 약 2% 감소한다.

만약 주요국들이 미국과 중국, 두 경제 블록으로 나눠 블록 간 무역장벽이 강화되고 블록 내에서도 보호무역조치가 시행되면 우리 수출은 최대 10% 감소하고 글로벌 수출은 4% 내외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학과 기계, 전기 등의 수출 감소폭이 크다. 글로벌 수출도 4% 내외 감소했다.

또 블록간 분절화는 심화하지만, 같은 블록 내에서는 무역장벽이 완화될 경우 우리나라 수출은 3% 중반, 글로벌 수출은 2% 중반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수출 품목별·지역별 다변화 지속 추진...정부 지원 동반돼야”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 제공.
이같은 글로벌 교역환경의 변화를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품목별·지역별 수출다변화를 꾸준히 추진하고 산업경쟁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리 기업들이 반도체·배터리 등을 중심으로 주요 글로벌 선도 기업들과 기술제휴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정부도 저탄소 친환경 부문으로의 투자 확대 등 주요국들의 정책에 발맞춘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번 보고서를 작성한 손민규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 차장은 “우리 수출은 여전히 일부 국가 및 품목에 대한 의존도가 높으며, 수입도 이차전지 등 주요 산업의 핵심 원자재의 대중 의존도가 큰 상황”이라며 “2010년대부터 동남아 등으로 생산거점과 수출시장을 다변화하는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반도체, 전기차, 이차전지, 바이오 등 미래 핵심산업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급변하는 글로벌 교역환경 속에서 우리 경제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우리 수출의 품목별·지역별 다변화 및 산업경쟁력 강화를 꾸준히 추진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기업들은 글로벌 선도기업들과 기술제휴를 확대하는 등 기술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정부는 첨단분야를 중심으로 기업 투자환경을 개선하는 한편 여러 국가들과의 통상협력을 강화해 나가면서 기업들의 수출시장 다변화를 뒷받침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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