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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기아 하이브리드카, 사상 최대 판매 원동력은 ‘정몽구 뚝심·기계적 역량’

조은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28 18:21

수정 2023.12.28 18:21

정몽구 회장 의지로 본격 착수
세계 첫 병렬형 하이브리드 개발
지난 2008년 당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두번째)이 광주공장을 방문해 자체 개발한 친환경 차를 살펴보고 있다. 현대차 제공
지난 2008년 당시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왼쪽 두번째)이 광주공장을 방문해 자체 개발한 친환경 차를 살펴보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기아의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이 올해 85만대 수준으로 예측되면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같은 성과는 과거 하이브리드 독자개발 시스템 개발을 추진한 정몽구 명예회장의 뚝심과 10여년에 걸친 기계적 역량이 축적된 결과로 풀이된다. 현대차그룹은 당분간 전기차 수요 조정기에 대응해 하이브리드카로 친환경차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28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올해 국내외 하이브리드카 판매량은 85만대 안팎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올들어 11월까지 현대차·기아의 국내외 전체 하이브리드카 판매대수는 전년동기비 32%증가한 76만7000대다.

충전 인프라 부족, 신기술에 대한 저항감 등으로 전기차 대신 '징검다리 소비'로 하이브리드카 구입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2년 연속 전 세계 판매 3위 달성이 가능해진 것도 하이브리드카의 역할이 컸다.

현대차·기아는 전 세계적 전기차 수요 조정기에 들어가면서 당분간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 집중해 글로벌 친환경차 경쟁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의 본격적인 하이브리드카 개발은 2004년 당시 정몽구 회장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으로 선진국가의 독무대였던 하이브리드카 시장에 뛰어들기로 한 것이다. 7년이 지난 2011년 현대차그룹은 도요타 등의 직병렬형 시스템 대신, 한 단계 위인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 독자 개발 성공을 알리고, 이에 기반한 쏘나타·K5 하이브리드카를 출시했다.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도요타도 시도했지만 포기했던 방식이다. 이 기술이 현재 전 세계적 하이브리드카 호황기를 누릴 수 있는 바탕이 되고 있다. 하이브리드카는 엔진과 전기모터가 결합된 차량으로, 구조상 내연기관차나 전기차보다 훨씬 복잡하다. 기계적 역량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엔진과 변속기 개발을 통해 축적한 우수한 기계공학 역량이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의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2020년에는 180마력을 자랑하는 1.6 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모델이 출시됐으며, 회생제동 개입 수준을 조절하는 패들 시프트를 적용하기도 했다. 지난해 8월에는 직접 개발한 하이브리드 전용 배터리를 탑재한 싼타페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독일 자동차 전문 매체인 아우토 빌트가 실시한 지난 9월과 10월 비교평가에서 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와 코나 하이브리드는 각각 도요타의 코롤라 크로스 하이브리드, 도요타 라브4 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아 니로 하이브리드는 올 초 미국 유력 자동차 전문 평가 웹사이트 '카즈닷컴'이 선정한 '2023 최고의 차 어워즈'에서 1등을 차지했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그간 글로벌 하이브리드카 시장을 주름잡던 도요타 주요 하이브리드 모델에 앞섰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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