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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에 걸친 ‘저출산 정책 징비록’ [책을 읽읍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3.12.28 19:37

수정 2023.12.28 19:37

대한민국 인구 정책, 길은 있는가
이재인 / 해남
20년에 걸친 ‘저출산 정책 징비록’ [책을 읽읍시다]
여성·가족 전문가인 이재인 서울인구포럼 대표가 지난 20년간 대한민국이 추진해온 저출산 관련 아동가족 정책 기록 및 평가서 '대한민국 인구 정책, 길은 있는가'를 출간했다.

이 책의 집필을 위해 저자는 학문적 연구는 물론, 공직자로서의 행정 경험과 개인적인 모성 실천까지 모두 쏟아부었다. 그러니 이 책은 결코 아동가족 정책의 역사에 대한 '제3자적 논평'이 아니다. 현 시대 여성들의 삶에 대한 사회학자로서의 관찰과 독해를 함께 녹여 넣은 개인적이면서 집단적인 보고서라는 평가다.

저자는 이 책을 '저출산 징비록(懲毖錄)'에 비유하고자 한다.
서애 류성룡이 쓴 징비록은 다시는 임진왜란과 같은 화를 당하지 않도록 경계하기 위해 전시 조선의 전략 물자와 행정 절차를 일일이 적시하고 있다.

세계 최초의 최저 출산율이라는 아픈 성적표를 받아 든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저출산 정책에 관한 징비록'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그래서 이 책은 우리 아동가족 정책의 어떤 대목이 잘못 됐으며, 앞으로 경계할 부분이 무엇인지를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또한 이 책의 제목답게 새로운 제도의 도입을 제안했으며, 근거가 될 철학적 가치 및 제도 모형도 제시했다. 자력으로 상식적인 선의 양육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운 가족들에게 현금 지원을 하는 것이 핵심이다.

빈곤가족, 한부모가족, 장애아동가족에 대한 지원 정책을 통해 그들의 경제적 안전을 보장하는 일은 해당 범주의 아동에게는 '아동권' 차원의 권리를 보호하는 일이다. 동시에 그 아동의 부모들과 더 나아가서는 그러한 위치에 처할 개연성을 가진 이 땅의 대다수 성인 남녀의 '재생산권'을 보호하는 일로 마땅히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편, 저자는 1959년 경북 청도에서 출생해 서울대 교육학과를 졸업했으며, 석사학위는 동 대학원 사회학과와 이화여대 여성학과에서, 박사학위는 서울대 대학원 사회학과에서 취득했다.

이후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전문위원을 시작으로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실 선임행정관, 여성가족부 여성정책국장,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한국보육진흥원장 등 공직을 두루 거쳤다.
또 '피어라 꽃들'(2015년), '나는 왜 인구전도사가 되려고 하는가'(2020년) 같은 책을 펴냈다.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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