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용 질병은 근무경력만 확인되면 공상 승인될 수 있어
[파이낸셜뉴스] 재해 입증 부담을 줄여주는 '공상추정제'가 군인에게도 적용될 전망이다. 군인의 공무수행 중 당한 부상이나 사망에 대해 공상추정제가 담긴 군인재해보상법 일부개정안이 국회본회의서 가결된 덕분이다. 공상추정제는 공무원이 공무수행 과정에서 유해·위험 환경에 상당 기간 노출돼 질병에 걸리는 경우 공무상 재해로 추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29일 법조계와 국회 등에 따르면 인사혁신처는 지난 6월 공상추정제를 시행해 소방·경찰·우정직 공무원 등 다른 일반 공무원들에게 폭넓게 공상을 인정해왔다. 당시에는 군인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전날 군인재해보상법 일부개정안이 국회를 거치면서 앞으로 군인도 공상추정제의 적용을 받게 됐다. 따라서 보다 수월하게 공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 셈이다.
그동안 군인은 공무와 재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없는 경우’ 공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도록 규정한 옛 군인재해보상법을 적용받았다. 이 때문에 공무수행으로 상당 기간 유해하거나 위험한 일을 한 군인이 그로 인한 질병, 장해를 입거나 사망한 경우 본인 또는 유가족이 인과관계를 입증해야만 했다. 하지만 의학 등 관련 전문지식이나 정보가 부족한 군인과 유가족은 사실상 입증이 쉽지 않았다.
군인재해보상법 일부개정안은 ‘유해하거나 위험한 환경에서 공무를 수행하는 군인이 공무수행 과정에서 상당기간 유해·위험 요인에 노출돼 질병에 걸리는 경우와 그 질병으로 장해를 입거나 사망한 경우 공무상 재해로 추정한다’는 규정을 담고 있다.
또 ‘공무상 부상이 공무상 사고로 인한 것임이 명백한 경우에는 공무상요양비 지급 시 군인재해보상심의회의 심의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적시했다.
아울러 임신 중인 군인이 유해인자의 취급이나 노출로 출산한 자녀에게 부상, 질병, 장해가 발생하거나 그 자녀가 사망한 경우에 공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청백공동법률사무소 이윤우 변호사는 "군인들에 적용되는 공상추정제가 담긴 군인재해보상법이 국회를 통과된 것은 고무적인 일"이라면서 "군인들과 그 유가족에게 맡겨졌던 입증책임이 완화되면서 입증 부족으로 공상 인정되지 않았던 억울한 부분이 줄어들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wschoi@fnnews.com 최우석 법조전문기자·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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