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질은 너무 훌륭한 선수. 아직 만족할 때 아니야"
"너는 스타 아니라며 완전히 자리잡고 놀라고 혼냈다"
"내가 아는 김태형 감독님은 한 번 눈 밖에 나면 다시 신뢰 얻기 힘들 것"
"더 빨리 외야로 전향시키지 못한 것 두고두고 후회"
"너는 스타 아니라며 완전히 자리잡고 놀라고 혼냈다"
"내가 아는 김태형 감독님은 한 번 눈 밖에 나면 다시 신뢰 얻기 힘들 것"
"더 빨리 외야로 전향시키지 못한 것 두고두고 후회"
[파이낸셜뉴스 = 전상일 기자] "너는 아직 스타 아니라며, 많이 혼냈어요"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오태근 감독의 첫 마디였다. 휘문고 김민석은 작년 전체 3번 지명으로 롯데 자이언츠에 지명되었다.
이영민 타격상도 수상했다. 신인드래프트에서 많은 구단들이 김민석을 탐냈다. 제발 오라고 기도했지만, 오지 않았던 특급 유망주였다. 시즌 스프링캠프때부터 롯데 팬들과 코칭스테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롯데 자이언츠의 외야수로서 신인왕 후보로까지 올랐다.
하지만 시즌이 모두 종료된 후 받아든 성적표는 다소 아쉬웠다. 454타석 0.255에 102안타 3홈런 16개의 도루 삼진 112개. 물론, 신인으로서 준수한 성적임은 분명하다. 일단 신인이 규정타석을 체웠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
그럴 수 있는 신인 선수 자체가 거의 없다. 올해도 문현빈과 김민석 2명 뿐이다. 하지만 제2의 이정후라는 기대를 받고 프로에 들어간 김민석의 기대치에 어울리는 성적은 분명 아니었다.
시즌 중반까지는 3할에 근접한 타율을 기록하며 자신의 매력을 마음껏 뽐했지만, 체력이 떨어지며 타율이 후반기 급락했다.
수비에서도 아쉬움을 많이 나타냈다. 특히, 송구 부분에서 아쉬움을 많이 나타냈다. 주자의 진루 억제권에서도 아쉬운 모습을 보였고, 기대했던 장타능력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WRC+는 70대에 그쳤다.
무엇보다 올 시즌 팬들에게 악착같이 해도 쉽지 않은 프로인데 신인이 경기 준비 측면에서 소홀했다는 ‘워크에식’ 지적을 받기도 했다.
오 감독 또한 이런 부분이 안타까웠다.
오태근 감독은 “민석이가 비활동 기간에 학교에 자주온다. 수고했다는 말을 해주고 싶었는데, 오자마자 많이 혼냈다. 김민석이 프로 규정타석 5년을 하게 되면 인정한다. 그 정도 레벨이 되면 주변에서 잔소리를 할 수 없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그때는 놀면서도 알아서 운동한다. 하지만 프로의 기준에서 보면 민석이는 (확실한)선수가 아니다. 스타도 당연히 아니다. 악착같이 해야할때라고 몇 번이나 강하게 이야기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아는 김태형 감독님은 강한 분이다. 한번 눈 밖에 나면 신뢰를 회복하기 힘들 것이다. 지금부터 준비를 잘해서 첫 인상을 확실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산다. 롯데에 좋은 선수가 얼마나 많나. 민석이가 밀리는 것은 한 순간이다. 한번 밀리면 또 언제 기회를 얻을지 알 수 없다”라며 제자 걱정을 했다.
여가 생활도 마찬가지다. 페넌트레이스는 워낙 힘든 여정이니 얼마든지 즐길 수는 있다. 다만, 지금은 조심해야할 시기라고 몇 번이나 강조했다.
오 감독은 과거 롯데에서 코치 생활을 했던 적이 있다. 친분이 있는 선수들에게 직접 전화해서 김민석을 알뜰살뜰하게 챙겼다. “아직 잘 모르니 데리고 다니면서 이것저것 잘 좀 가르쳐달라”라며 핵심 고참선수에게 따로 부탁 하기도 했다.
오 감독은 “분명 민석이는 다시 없는 자질을 가졌다. 발도 빠른 편이고, 몸도 좋은 편이다. 경험이 쌓이면 타격적인 측면에서는 확실하게 자신의 몫을 할 것이다. 거기다가 스타성도 좋지 않나. 얼굴도 잘생겼고, 춤도 잘 춘다는 것은 결국 스타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손아섭 선수처럼 커야할 선수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오 감독은 “사실, 지명이 된 후 전국체전에서 김민석을 중견수로 뛰게 했다. 하지만 더 미리 외야수로서 김민석을 경기에 많이 뛰게 하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쉽다. 조금 더 빨리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은 감독인 내 책임이다. 조금만 더 고교때 외야수의 기본을 가르치지 못한 것이 두고 두고 머리에 남는다”라며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김민석은 이제 새로운 롯데 자이언츠의 중심에 서기 위해 다시금 도전한다. 김민석이 스승의 쓴소리를 발판삼아 김태형호에서도 주전 중견수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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